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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버려진 이’로 만들지 말아주세요
스웨덴에서 온 편지엄마를 ‘버려진 이’로 만들지 말아주세요저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하지만 내가 아이를 낳은 것이 아니라 한국의 두 여성이 낳았습니다. 두 아이들은 제겐 하늘입니다. 그들의 호흡과 심장박동, 눈물, 웃음 하나하나가 제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선물입니다. 이 아이들은 저뿐 아니라 남편과 할머니, 할아버지, 친구들의 행복이고, 계속해서 우리 사회의 ‘축복’으로 살아가리라 확신합니다. 저는 제 아이들이 한국 엄마들이 제게 선사한 선물이 아니라, 한국 엄마들이 자녀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주고자 했기 때문에 왔다고 믿습니다.내 아이들은 버려지지 않았습니다. 버려진 건 엄마들입니다. 아이를 다른 이에게 주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모든 엄마들은 버려진 이들입니다. 아이 아빠와 자신의 가족 또는 사회로부터 말입니다. 계획된 아이였든 아니든 엄마가 안정된 상황에 있든 그렇지 않든 모든 아이를 ‘돌보는’ 사회야말로 스스로 발전하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성숙한... -
누가 낳은 아이든 잘 자랄 수 있는 사회인가요?
“우리 안의 아이를 잘 키우고 있나요?” 2017년 입양된 아이는 863명, 그중 814명이 미혼모의 아이였다. 무려 94.3%다. 미혼모들이 아이 키우기 어렵고 미혼모의 아이를 차별하는 사회에서 저출산을 말하는 건 이중적이다. 미혼모의 아이는 해외 입양인이 되어 부모를 찾으러 되돌아온다.설을 앞두고 한국미혼모가족협회 김도경 대표(43)와 생후 3개월에 덴마크로 입양 보내진 한분영 한국외국어대 스칸디나비아어과 조교수(45)를 만났다. 두 사람은 2015년 한 교수가 한국미혼모가족협회를 찾아오면서 처음 만났다. 한 교수는 한국에서 입양 문제를 들여다보면서 아이 키우기 힘든 사회라는 사실이 입양의 근본 문제라고 생각하게 됐고 그때부터 미혼모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2009년 처음 한국미혼모가족협회를 만들 때부터 가장 많이 지지해줬던 사람들이 해외 입양인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입양인들이 우리에게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 해외로 입양 보내지 말고 잘 키우... -
우리가 원하는 가족은? ‘느슨한 점선 같은 가족’
한국서 가족은 애정의 결합이 아닌국가에 동원된 정치경제적 유닛결혼·출산에 대한 거부감 불러한국인에게 가족은 한때 따뜻한 이미지를 주는 대명사였다. 명절이면 ‘민족대이동’이 일어난다.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는 우리가 고향에 가야만 하는 이유였다. ‘또 하나의 가족’처럼 기업 이미지 광고에도 가족이 등장했다. 가족은 서로 보듬고 돌보는 공간이란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대이동 끝에 모인 친척들이 각자의 재산과 자녀의 학업성취나 결혼상대방을 비교하다 “상 차리라”며 며느리를 부른다. 나이가 들었는데도 결혼을 하지 않거나 싱글맘 등 정상가족의 범주에 들지 못하는 사람들은 가족의 공동체 내에 편입되지 못하고 숨는다. “딸 같아서” “아들 같아서”는 직원에 대한 성범죄나 착취를 정당화하는 대표적인 변명이 됐다. ‘또 하나의 가족’들은 위기 때마다 가족이라 부르던 이들을 잘라 살아남았다. 돌봄은 사교육 압박과 막대한 가사노동의 모습으로도 나타난다. ... -
‘그들’이라 불렀던 이주민, 이젠 ‘우리’다
구인난 시달리는 중소제조업외국인 노동자 없으면 마비돼농축어업도 이주민 손 빌려야아이들 없어 생기 잃었던 농촌결혼이민자들 덕에 지탱되기도외국인주민 11년 새 3.5배 증가69개 시·군·구에선 5% 이상 차지고학력자 비중 74.5% 달하는데대부분 질낮은 단순일자리 종사지난달 8일 밤, 일본 참의원(상원)에서는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출입국관리 및 난민인정법과 법무성설치법의 일부 개정 법률안’(이하 출입국관리법)을 통과시키려는 여당 측과 이를 막는 야당이 대립했기 때문이다. 여당의 강행으로 통과된 개정 법률은 오는 4월1일 시행될 예정이다.외국인들을 위한 새로운 체류자격(특정기능 1, 2호)을 신설하고, 단순노동직에도 사실상 영주권의 문을 활짝 열었으며, 총 224억엔의 예산을 배정해 교육·생활·금융 등 다각적인 외국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이 법의 지향은 한마디로 ‘적극적인 외국인 끌어안기’다. ... -
파독 노동자 잊었나…‘인간다운 삶’ 기본권 보장 않는 한국
최장 9년8개월까지 체류하는데가족동반은 허용 안돼 ‘생이별’가건물·비닐하우스에 기거하며산업재해 건수는 내국인의 6배사업장 이동 횟수 제한에 걸려회사 옮기는 것도 마음대로 못해한국이 감당 가능한 규모 파악해적정 규모로 유입 제한도 필요이민 정책 초점 노동자에 맞추고이민처 설립해 긴밀하게 조정해야1970년대 독일로 건너가 일한 한국인 간호사 중에는 ‘한쪽 소매가 잘린’ 간호복을 간직한 이들이 있다. 이 간호복은 그들이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 싸운 흔적이다. 노동력 부족 문제를 겪던 독일은 당시 한국에서 다수의 파견 노동자를 데려왔지만, 석유파동으로 경제가 흔들리자 이들에게 더 이상 체류허가를 내주려 하지 않았다. 피폐한 조국을 벗어나 희망을 찾으려 한 파독 노동자들에게 이런 독일 정부의 입장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간호사들을 비롯해 독일 각지의 한인들은 시위를 벌였다. “우리는 당신들이 필요로 해서 당신들을 도와줬다... -
흩어진 인구와 도시 기능 ‘압축도시’ 전략으로 모아라
“지방소멸에 대한 보고서를 쓴 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에게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왜 자기 지역을 ‘소멸 위험 지역’으로 못 박느냐는 항의였죠. 사실 지방에서는 인구가 줄어든다는 얘기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요. ‘표 떨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국토교통부 산하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인구감소에 대한 지자체의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인구감소는 피할 수 없는 지방의 현실인데, 대다수 지자체들은 현실을 인정하기를 주저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자체도 인구감소 대책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는 인구감소에 ‘적응’하는 계획이라기보다 장밋빛 미래를 ‘상상한’ 개발계획인 경우가 많다.■ 소멸 위험에도 개발 욕심은 여전대다수 지자체들은 새롭고 저렴한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취지로 도심보다 땅값이 싼 외곽에 아파트를 지어 공급했다. 인구가 늘어나던 시기에는 바람직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음에도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는 데 있다. 땅을 소유한 지방의 자... -
주민 흩어진 ‘속빈 도시’ 인구 소멸 빠르다
“우리 마을엔 서른 가구쯤 있는데 절반은 비었어. 젊은이들은 다 나가고 이제 늙은이밖에 없지. 예순 살 먹어도 여기선 막내야.” 지난달 19일 경북 군위군 의흥면 금양리에서 만난 김노수씨(81·가명)는 마을 분위기를 묻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김씨가 사는 행골마을은 조선시대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주민들이 살아온 곳이다. 하지만 주민 수가 계속 줄어들며 현재는 마을 절반이 폐가가 됐다. 한 집은 관리되지 않아 추녀와 서까래가 통째로 무너져 내렸고, 또 다른 집은 마당의 잡초가 무릎 위까지 자라 있었다. 채소가 심어진 채 말라버린 밭도 곳곳에 보였다. 낮에 온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마을 풍경은 을씨년스러웠다.저출산·고령화와 인구 감소의 위협을 앞서 겪고 있는 곳은 지방이다. 대다수 지방 도시들이 옛 정취를 보존하는 건 둘째치고, 주민 수가 급격히 감소하며 생존마저 위태해지고 있다.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해 내놓은 ‘한국의 지방소멸’ 보고서에서... -
어쩌다 자식은 부모에게 행복 아닌 ‘짐’이 되었나
주변 사람들이 하는 대로 몇백만원짜리 유모차를 태우고, 아이에게 좋다는 것을 찾아 먹이고 입힌다. 유아기 때부터 취업준비생 때까지 최소한 남보다는 뒤처지지 않게 하기 위해 수천만원의 사교육비를 댄다. 그래도 자녀의 미래는 불투명하고, 아이 키우기에 올인한 나의 미래도 불안하다. 아이 키우는 데 돈은 필요조건일 뿐이지만, 아이 키우기의 8~9할을 가족 책임으로 여기는 사회에선 돈의 무게가 다른 조건을 압도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돈으로 다 되는 것도 아닌데 개인에게 모든 책임이 넘어오니 결국 돈 문제만 크게 부각된다. 자녀 가치에 대해 생각할 여유는 없다. 쏟아부었는데 아이의 미래가 불안하다면 부모는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부모가 되지 않는 것이다.■ 아이는 줄었는데 상품은 늘어났다 김미희씨(34·가명)는 지난해 8월 첫아들을 낳고 사진 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에 아들 계정을 만들었다. 친구들이 아기의 성장 과정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 아이 크는 모습을 따... -
“천재도 울리는 AI시대, 재능 죽이는 사교육은 왜 할까요”
2016년 3월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알파고에 처음 패한 날. 언론 헤드라인은 이렇게 장식됐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겼다.” 알파고는 거침없는 행보 끝에 세계랭킹 1위였던 중국의 대표 바둑기사 커제 9단까지 3 대 0으로 물리쳤다. 커제 9단은 알파고와의 마지막 대국 중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터트렸다.“커제의 울음은 사람의 두뇌가 인공지능에 패배한 상징적인 장면이 될 거예요.”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45)은 그 장면을 보고 며칠간 멍하게 보냈다. 이어 그해 전 소장은 모교인 대구대에 강의를 갔다가 충격을 받았다. 후배들이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모습에 “우리 때보다 더 처참해졌구나”라고 생각했다. “지방 사립대라는 낙인이 찍혔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4차 산업혁명 시대라면서요. 기껏 20대 초반인 친구들이 그렇게 위축돼 있는 게 맞는 시대냐고요.”후배들에게 성공 모델이 있다고 소개하고 싶었다. 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전국 평생학습관에서 요청이 ... -
“좋은 성과 내는 곳은 동료 간 대화와 협동 많은 직장”
■ 모두 일할 수 있도록 ‘사람’을 키우고 있나고령화 인한 위기론 쏟아지지만우선 현재 인구로 생산성 높이기일·교육·일터 총체적 변화가 답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7년 생명표’는 그해 태어난 아이들이 평균 2099년(82.7세)까지 살 것으로 전망한다. 2007년생에 비해 2017년생은 3.5년 더 오래 살 정도로 평균수명이 늘고 있다. ‘100세시대’가 조만간 도래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지만 한 사람의 인생으로 100년의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두렵다. 평균 49세에 퇴직하는 일반적인 시스템에서 ‘100년의 시간’은 공포다. 퇴직하고 저임금 단순 일자리를 전전해야 한다면 생명의 연장을 축복으로 느낄 수 없다.고령화로 인해 사회가 무기력해질 것이라는 불안도 크다. 2017년 7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급속한 고령화 추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연간 경제성장률은 2000~2015년 연평균 3.9%에서 2036년에 0% 안팎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