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까지 학교 보조 선생님…160km 던지는 양키스 투수로

이용균 기자

라이딩스, 데뷔 6년 만에 빅리그에

마이너리그 코로나 중단에 ‘부업’

꾸준한 자기관리 ‘위기가 기회로’

몇 달 전까지 학교 보조 선생님…160km 던지는 양키스 투수로

뉴욕 양키스 우완 스테판 라이딩스(26)는 지난 4일 볼티모어전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2016년 시카고 컵스에 8라운드 지명된 뒤 6년 만에 갖는 빅리그 첫 경기였다. 첫 등판에서 100마일(약 161㎞)짜리 강속구를 던졌다. 1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 삼진을 3개나 잡았다.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라이딩스는 이후 4경기에 더 나섰고, 5이닝 4안타 1자책(평균자책 1.80) 삼진 7개를 남기고 첫번째 빅리그 나들이를 마쳤다. 라이딩스는 18일 우완 루이스 길 대신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 투수가 주목받은 건, 라이딩스의 독특한 이력 때문이다. MLB.com은 29일 “100마일 강속구 투수는 원래 ‘학교 보조 선생님’이었다”고 전했다.

라이딩스는 2018년 캔자스시티로 트레이드돼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 빅리그를 향한 사다리를 차근차근 오르던 무렵이던 2020년 초, 코로나19가 인생을 바꿨다. 마이너리그 경기가 모두 중단되고, 라이딩스가 할 일이 사라졌다. 라이딩스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메리타임 학교에서 보조교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선생님들의 수업을 도와주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역할이었다. 라이딩스는 “선생님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감독관 역할”이라고 말했지만 메리타임 학교의 인사담당자인 앤서니 앤드리폰트는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아주 뛰어난 보조 선생님이었다”고 전했다. 라이딩스 ‘선생님’의 역할은 출석 체크를 하고, 학생들에게 자료를 나눠주고, 숙제를 걷고, 학교생활을 지도하는 일이다. 키가 203㎝나 되는 거구를 따르지 않는 학생이 없었다. 중학생에 해당하는 고학년들은 “우와 야구 선수 출신이라고요”라고 놀라며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하는 일이 많았다.

선생님을 하면서도 훈련을 거르지 않았다. 라이딩스는 “폴로 셔츠에, 면바지를 입고 퇴근한 뒤 얼른 체육관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시 열릴지 모를 시즌에 대비한 일이지만 캔자스시티는 2020년 11월, 라이딩스를 방출했다. 위기는 거꾸로 기회가 됐다. 라이딩스가 방과후 다니던 체육관 주인 에릭 크레시가 양키스 구단 체력 담당관 중 한 명이었고, 크레시의 추천으로 양키스와 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라이딩스는 로스터가 확대되는 9월2일 다시 빅리그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라이딩스는 “지난 1년은 정말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MLB.com은 “만약 라이딩스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되면 메리타임 학교 전체가 흥분의 도가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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