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 타자’ 삼성 피렐라, 타격왕 질문에 “쉿”

김하진 기자

달성 땐 1982년 백인천 이후 대기록…2위 이대호와도 큰 격차

‘성적 부진 재계약’ 비난했던 여론도 잠재워…“전력질주할 뿐”

<b>타율 1위의 여유</b> 삼성 호세 피렐라가 지난 5월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9회말 2사 후 솔로 홈런으로 5-5 동점을 만든 뒤 가슴을 두드리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타율 1위의 여유 삼성 호세 피렐라가 지난 5월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9회말 2사 후 솔로 홈런으로 5-5 동점을 만든 뒤 가슴을 두드리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타격왕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삼성 외인 타자 호세 피렐라(33)는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대며 ‘쉿!’이라는 제스처를 취한다.

피렐라는 조심스럽다. 그는 “좋은 분위기가 달아난다”면서도 “결과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매 경기 이기자는 생각뿐이다”라고 말한다.

차곡차곡 안타를 쌓아간 피렐라는 리그 유일의 4할 타자로 위용을 떨치고 있다. 피렐라는 30일 현재 46경기에서 타율 0.409 7홈런 32타점 등을 기록 중이다. 리그 전체에서 가장 높은 타율을 자랑하는 피렐라는 2위 롯데 이대호(0.352)와의 격차도 꽤 벌렸다. 이밖에 득점(34득점), 안타(72개), 출루율(0.480), 장타율(0.625), OPS(출루율+장타율, 1.105) 등에서 선두를 기록 중이다. 이대로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KBO리그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업적을 달성할 수 있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후 4할 타자는 딱 한 명 나왔다. 출범 첫해에 MBC 백인천이 71경기에서 타율 0.412(250타수 103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4할 타자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프로야구가 발전하면서 경기 수가 2배 이상 늘어났고 긴 레이스 동안 4할이라는 고타율을 유지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개막 후 두 달 이상 4할을 유지하던 타자들도 시즌 후반부에는 힘이 떨어지곤 했다. 지난해에는 KT 강백호가 5월까지 타율 0.412로 맹타를 휘두르다가 최종 타율 0.347로 마감했다. SSG 이재원은 2016년 당시 7월 초까지 4할 타율 도전을 이어가기도 했지만 역시 시즌 끝까지 유지하지는 못했다.

피렐라가 40년 만에 4할 타율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기록이 있다.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가 기록한 타율 0.381을 넘는다면 외인 타자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다. 올 시즌 MVP까지 달성한다면 삼성 외인으로서는 최초로 MVP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

사실 피렐라는 올 시즌 삼성과 재계약한 뒤 여론이 썩 좋지 않았다. 지난해 타율 0.286 29홈런 등으로 좋은 성적을 냈지만 후반기 타율 0.249로 뒷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에서도 2경기 타율 0.222에 그쳤다.

그러나 피렐라는 KBO리그 2년차에 자신을 믿어준 구단에 보답하고 있다. 비난의 목소리를 이겨내고 피렐라를 선택한 삼성은 그의 활약을 보면 흐뭇할 따름이다. 그는 어느새 KBO 대기록 도전자로 주목받고 있다. 피렐라는 그동안 해왔던 대로 그라운드에서 묵묵히 전력질주하는 데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야구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은퇴할 때까지 계속 전력질주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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