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MVP가 예언한 ‘박지현 시대’

황민국 기자

우리은행 통합우승 이끈 김단비

“내가 꼽은 MVP…큰 의지 됐다”

프로 5년차 후배를 후계자 지목

우리은행 박지현(왼쪽)과 김단비가 지난 23일 BNK를 꺾고 통합우승을 확정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 SNS

우리은행 박지현(왼쪽)과 김단비가 지난 23일 BNK를 꺾고 통합우승을 확정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 SNS

‘우리 천하’를 만든 주역 김단비(33·우리은행)는 지난 23일 여자프로농구 통합 우승과 함께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자리에서 “농구하길 잘했다”며 웃었다.

눈길을 끈 것은 후계자 지목이었다. 김단비는 “내가 생각하는 MVP는 박지현(23·우리은행)”이라며 “내가 어린 선수에게 의지했다. 앞으로 박지현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단비가 장담할 정도로 박지현은 데뷔 5년차인 올해 눈부시게 성장했다. 박지현은 정규리그에서 처음 평균 득점 15점(15.28점)을 넘기면서 2옵션으로 자리매김하더니 3점슛(33.9%)과 자유투(81.8%)도 모두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평소 칭찬에 인색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박)지현이가 올해 농구에 눈을 떴다”고 말할 정도다.

박지현의 성장에는 이소희(BNK)와의 라이벌 구도도 영향을 미쳤다. 둘은 2018~2019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2순위로 프로에 뛰어들었다. 신인상을 받은 박지현이 한발 앞서갔지만 지난 시즌 기량발전상을 받은 이소희가 매섭게 추격하면서 서로를 자극하고 있다. 박지현은 올해 골밑에서도 빛나는 힘을 새 발판으로 삼았다. 상대와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내·외곽 득점뿐만 아니라 리바운드와 수비까지 두루 올라섰다.

박지현의 진가는 BNK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잘 드러났다. 그는 평균 16.3점과 12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차전까지 모두 ‘더블-더블’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였다. 박지현은 “언니들이 챔피언결정전에서 힘든 일은 모두 우리가 책임질 테니 하고 싶은 것만 하라며 도와줬기에 가능했다”며 웃었다.

김단비가 예고한 박지현 시대는 과거 6년간 여자프로농구 정상을 독점한 ‘우리 천하’(2012~2018년)의 부활 예고와도 맞닿아 있다. 김단비를 비롯해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30대에 들어선 지 오래다. 또 한 번의 왕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박지현이 빨리 자신의 시대를 열 필요가 있다. 위 감독은 “하루빨리 그날이 오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현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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