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한국 축구 ‘악몽’…최상의 조에서 최약체에 졌다

가시마 | 윤은용 기자

조별리그 1차전, 세계랭킹 122위 뉴질랜드에 0 대 1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황의조가 22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조별리그 첫 경기 뉴질랜드전에서 0-1로 패하자 허탈해하고 있다. 가시마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황의조가 22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조별리그 첫 경기 뉴질랜드전에서 0-1로 패하자 허탈해하고 있다. 가시마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압도적 점유율에도 골 찬스 못 살리고 ‘일격’…메달 장정 가시밭길
김학범 감독 “투지 부족·긴장…실망스러운 경기 보여드려 죄송”

첫판, 반드시 다득점으로 잡아야 할 상대에게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2020 도쿄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대장정에 나선 김학범호가 험난한 길로 접어들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2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31분 크리스 우드(번리)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뼈아픈 0-1 패배를 당했다.

계속되는 찬스를 좀처럼 살리지 못하면서 경기가 꼬였다. 초반 경기 주도권은 한국이 일방적으로 쥐고 갔다. 전반에는 뉴질랜드에 단 한 개의 슈팅도 내주지 않았다. 점유율도 70% 가깝게 유지했다. 경계 대상 1순위로 꼽힌 191㎝ 장신 공격수 우드는 한국의 집중 견제에 막혀 공도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다.

선취골 찬스가 몇 차례 있었다. 우연치 않게 권창훈(수원) 쪽으로 몰렸는데, 해결사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전반 22분 강윤성(제주)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잡아 슈팅으로 연결하려 했으나 헛발질하며 놓쳤고, 전반 27분 이강인(발렌시아)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빗맞았다. 전반 43분에는 강윤성이 다시 한번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감각적으로 슈팅했으나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골이 좀처럼 나오지 않자 김 감독은 후반 13분 이동경, 이동준(이상 울산), 송민규(포항)를 한꺼번에 투입해 2선을 전부 교체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다른 쪽 골문이 열렸다. 후반 25분 뉴질랜드 조 벨이 페널티박스 밖에서 때린 날카로운 슈팅이 한국 수비수 정태욱(대구)의 다리를 맞고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우드에게 흘러갔고, 우드가 이를 침착하게 차 넣었다.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으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득점으로 번복됐다. 다급해진 한국은 이후 공격의 고삐를 당겼고, 후반 42분 박지수(김천)를 교체 투입하면서 정태욱을 최전방으로 끌어올리는 승부수까지 던졌지만 끝내 골이 터지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2위의 뉴질랜드는 루마니아, 온두라스 등이 포함된 B조에서 최약체로 한국이 반드시 많은 골을 넣고 이겨야 할 상대였다. 39위인 한국보다 객관적 전력에서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최종 명단을 발표하면서 우드, 윈스턴 리드(브렌트퍼드)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정상급 선수들이 합류한 뉴질랜드는 예상보다 탄탄한 전력을 보여줬고, 뉴질랜드를 넘지 못한 한국은 조 1위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 2위까지 가능한 8강 진출도 상당히 어려워졌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잘한 부분이 없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한테는 가운데가 열렸을 때 찔러주는 패스를 시도하라는 주문을 했는데 그 부분이 안 됐다. 적극성도 부족했다”며 뒷공간 활용 미흡과 투지 부족, 긴장감을 부진 이유로 꼽았다.

김 감독은 이어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여드려 죄송하다. 상쾌하고 좋은 기분을 드리려고 했는데 반대로 우리가 그 제물이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남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의 반전도 다짐했다. 김학범호는 루마니아, 온두라스전을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감을 안은 상황이다. 그는 “앞으로 2경기 더 남았다. 잘 준비하면 8강에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루마니아전, 온두라스전 잘 준비해서 이겨 꼭 8강에 올라가겠다”며 필승 각오를 밝혔다.

한국은 오는 25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루마니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Tokyo 2020]한국 축구 ‘악몽’…최상의 조에서 최약체에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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