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의 슛오프, 똑같이 8점, 기보배가 더 정확했다

여자양궁 개인전 금메달

5세트까지 5-5 동점인 가운데 마지막 한 발로 승부를 가르는 슛오프.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가 운이 따라준 최후 한 발로 마침내 웃었다.

기보배는 2일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5세트까지 5-5(27-25 26-26 26-29 30-22 26-27)로 동점을 이룬 뒤 이어진 슛오프에서 과녁 중앙에 더 가까운 8점을 쏴 똑같이 8점을 기록한 아이다 로만(멕시코)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기보배가 2일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과녁을 향해 화살을 날려보내고 있다. 런던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여자 양궁이 1984년 LA올림픽 이래 개인전 금메달을 놓친 것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유일했다. 기보배가 올림픽 6연패 이후 4년 동안 빼앗긴 세계 여자 양궁 여왕 자리를 되찾아왔다.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기보배는 이번 올림픽에서 출전한 한국 선수 중 제일 먼저 2관왕이 됐다.

승부를 매조지할 기회를 여러 번 놓치면서 자초한 슛오프. 슛오프 여신은 기보배 편이었다. 기보배가 먼저 쏜 화살은 9점 라인에 가까운 8점에 박혔다. 로만이 9점 이상만 쏘면 기보배는 은메달. 그러나 로만이 쏜 화살은 8점 지역 가운데 꽂혔다. 기보배가 천신만고 끝에 금메달을 따낸 순간이었다.

기보배는 여러 번 승부를 결정지을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5-3으로 앞선 상태로 시작한 5세트에서도 마지막 한 발이 안타까웠다. 이번에도 먼저 쏜 로만의 점수는 9점짜리 세 개로 27점. 앞선 두 발을 모두 9점에 맞힌 기보배가 9점 이상만 쏘면 무승부 점수 1점씩을 보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한 발이 다시 8점. 1점차로 패해 승점 2점을 빼앗긴 기보배는 슛오프까지 치러야 했다.

기보배는 고교생 때 국가대표로 발탁되면서 한국 여자 양궁을 이끌어갈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기보배가 양궁 여왕이 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있었다. 메이저대회 개인전 징크스였다. 기보배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탈락했고 지난해 이탈리아 토리노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32강전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 기보배는 욕심을 버렸고 평정심을 되찾으려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