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배에 진 멕시코 이웅감독 "마지막 발 욕심 때문에 졌다"

하경헌 기자

승부에선 패했다. 하지만 미소는 떠나지 않았다.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여자 양궁 기보배(24)가 한국 선수단에 7번째 금메달을 전하던 순간 패장인 멕시코의 이웅 감독의 입가에도 미소가 떠올랐다. 비록 지도한 멕시코 대표 로만과 아비티아가 은메달, 동메달에 머물렀지만 한국선수가 금메달을 따 그가 원하는 이상적인 수상구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감독은 경기 후 패인을 묻는 질문에 “선수가 욕심을 부린 때문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감독은 기보배가 마지막 슛오프에서 8점을 쏜 후 “로만이 욕심을 내는 게 보였다. 9점 이상만 쏘면 금메달을 따는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기본자세를 잡기 전부터 표적을 봐 슈팅이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여자 양궁대표팀의 이웅 감독(왼쪽)이 3일 오전(한국시간) 런던 로즈 크리켓 라운드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개인전 결승이 끝난 후 금메달을 딴 기보배가 은메달을 딴 멕시코 로만을 안아주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멕시코 여자 양궁대표팀의 이웅 감독(왼쪽)이 3일 오전(한국시간) 런던 로즈 크리켓 라운드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개인전 결승이 끝난 후 금메달을 딴 기보배가 은메달을 딴 멕시코 로만을 안아주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이감독은 “로만에게 1등이든 2등이든 상관없이 축제처럼 즐기자고 했지만 그래도 즐기지 못하는 표정이었다”며 “그래도 한국이 금, 멕시코가 은과 동을 따니 나에게 이보다 좋은 조합이 어디있느냐”라고 했다.

이감독은 양궁 전 국가대표 코치 출신의 지도자다. 순천고와 삼익악기에서 선수생활을 한 후 1994년부터 인천시립전문대 양궁팀을 맡았다. 1995년에는 여자 대표팀 코치로 같은 해 인도네시아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염연자, 김조순, 황진해 등의 선수들로 개인전 동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1997년 멕시코 양궁협회로부터 스카우트를 받은 이감독은 멕시코에서 현지 사업도 겸하며 15년째 양궁대표팀을 맡고 있다. 그의 한국식 지도방식은 서서히 효과를 발휘해 멕시코 선수들은 이번 대회 여자 개인전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이감독 외에도 이번 올림픽 양궁에는 총 40개 참가국 중 11개국이 한국인 지도자가 사령탑을 맡고 있어 양궁 한류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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