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대받는 바흐 IOC 위원장

최희진 기자

“중국 국민” 말실수…내일 방문 예정인 히로시마에선 시위

냉대받는 바흐 IOC 위원장

일본에서 사흘간의 자가격리를 끝내고 공식석상에 나타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사진)이 일본 시민들에게 ‘냉대’를 당하고 있다. 일본인을 중국인이라고 지칭하는 말실수를 저질렀고, 히로시마 시민단체의 방문 반대시위에 직면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13일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본부를 방문해 “여러분은 도쿄를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준비가 잘된 도시로 만들었다. 우리 모두가 마주하고 있는 어려운 환경을 감안하면 더욱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격려했다. 이 행사는 지난 8일 일본에 입국한 바흐 위원장의 첫 공식일정이었다.

그러나 바흐 위원장은 연설 도중 일본인을 중국인이라 부르는 실수를 범했다. 그는 “우리의 공통목표는 안전한 대회”라며 “이는 선수들과 모든 대표단, 또 가장 중요하게는 중국 국민들, 일본 국민들에게 그렇다”고 말했다.

철저한 보안 검색 거쳐 선수촌으로 독일 대표팀의 한 선수가 14일 2020 도쿄 올림픽 선수촌에서 보안 검색 뒤 정문을 통과하고 있다. 도쿄 | AFP연합뉴스

철저한 보안 검색 거쳐 선수촌으로 독일 대표팀의 한 선수가 14일 2020 도쿄 올림픽 선수촌에서 보안 검색 뒤 정문을 통과하고 있다. 도쿄 | AFP연합뉴스

바흐 위원장은 곧바로 ‘일본 국민들’이라고 정정했고, 통역사도 ‘중국 국민들’을 통역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바흐 위원장의 실수를 알아차리고 일제히 기사화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바흐 위원장을 향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16일로 예정된 히로시마 방문 일정도 꼬이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원자폭탄 피폭지인 히로시마에서 세계 평화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었다. 같은 날 존 코츠 IOC 부위원장은 다른 피폭지인 나가사키를 방문한다. 그러나 히로시마 기반의 시민단체 ‘도쿄 올림픽 취소를 요구하는 히로시마 연락회’가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 단체는 바흐 위원장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의 올림픽 개최를 정당화하기 위해 히로시마의 이미지를 이용하려 한다면서 이는 피폭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바흐 위원장은 도쿄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바흐 위원장이 묵는 호텔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온라인 서명 사이트에서는 바흐 위원장의 히로시마 방문 중지를 요구하는 발의에 지난 1주일간 8000명 이상이 동참했다.올림픽 개회가 약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본 시민들은 올림픽 강행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여론조사마다 수치는 다르지만 50~80%의 일본인이 올림픽 개최에 반대한다고 AP는 전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