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경륜·경험이 아니다…한국 양궁의 힘은 ‘원칙’

이용균 기자

혼성 ‘막내팀’ 가능했던 이유

펜싱도, 태권도도 그랬다. 스포츠는 이변이 일상인 세계다.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한국 양궁. 온라인에서는 ‘올림픽 양궁이란, 4년마다 한국을 저지하기 위해 세계가 결탁해 룰을 바꾸지만 언제나 금메달을 한국에 바치는 종목’이라는 농담이 공감을 얻는다. ‘아이돌도 예능에서 텐을 쏘는 나라임’이라는 설명이 붙는다.

한국 양궁의 힘은 원칙과 자부심에서 나온다. 올림픽 본선보다 어렵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은 원칙, 원칙, 또 원칙으로 이어진다.

2020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19 때문에 미뤄지자 대표팀은 2020년에 뽑은 대표팀 대신 2021년 대표 선발전을 다시 치렀다. 원칙에 기반한 결정이다.

혼성단체 대표 선발도 원칙을 굽히지 않았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고려하면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40세의 오진혁, 29세의 김우진은 산전수전 다 겪었다. 경험으로 따지면 여자 대표팀에서도 최고참 강채영(25)이 나았다. 양궁 대표팀은 끝까지 원칙을 지켰다. 가장 잘 쏘는 둘을 혼성 대표로 하기로 했고 랭킹 라운드 여자와 남자 각 1위에 오른 안산, 김제덕을 선발했다. 대표팀 막내 궁사들은 선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금메달까지 직진했다.

한국 양궁이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 때문이다. 박채순 양궁 총감독은 “경기 전 상대팀에 대한 전력 분석을 하지 않는다”는 의외의 말을 했다. 왜냐고 물으니 “우리가 1등인데, 누굴 분석하냐. 2등이 우리를 분석해야지. 우리는 우리를 분석할 뿐 다른 팀들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거침없는 자부심이 한국 양궁을 세계 최고로 이끄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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