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손’ 놓은 결단…결국 승리의 여신 손을 놓쳤다

도쿄 | 윤은용기자

‘최상의 와일드카드’ 뽑지 않은 한국 축구 대표팀, 멕시코에 3 대 6 대패
손흥민 부재에 황의조 득점력 반감·김민재 없는 수비도 ‘빈자리’ 절감
공격력 강한 상대에 맞불 전략 실패…김학범 감독 “대응 못한 내 책임”

‘손’ 놓은 결단…결국 승리의 여신 손을 놓쳤다[Tokyo 2020]

김학범호의 2020 도쿄 올림픽 여정이 멕시코전 3-6 대패로 결국 8강에서 멈춰섰다.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는 와일드카드 법칙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대회를 앞두고 전력의 마지막 퍼즐 조각인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베이징 궈안) 등 와일드카드 선발이 매끄럽지 않았던 점이 다시 뼈아픈 지점으로 꼽힌다.

대표팀 와일드카드 공격수 황의조(보르도)는 이번 대회에서 4경기 4골을 기록했다. 역대 한국 선수의 올림픽 득점으로는 1위의 기록이지만 아쉬움이 크다. 한 명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던 온두라스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멕시코전에서는 승부가 결정된 후반 추가시간 한 골을 추가했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 고립되는 장면이 더 많았다.

찰떡궁합이던 손흥민의 공백이 커 보이는 이유다. 김 감독은 지난 6월30일 발표한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에서 와일드카드 손흥민을 뽑지 않는 결단을 내렸다. 손흥민이 구단의 허락까지 받은 상태였지만, 김 감독은 당시 “손흥민을 뽑고 싶지 않은 감독이 세상에 어디 있겠나”라며 손흥민 카드를 내려놨다. 그는 손흥민의 2020~2021시즌 출전 경기 수와 시간까지 상세하게 언급하며 그에 따르는 체력 저하와 부상 위험을 걱정하며 “자칫 잘못된 선택을 했다가는 한국 축구가 큰 인재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황의조는 A대표팀 부동의 공격수로 자리 잡은 상태로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12골을 터뜨리며 보르도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황의조를 선택한 데 대한 이견은 없다.

다만 이번 대표팀에서는 손흥민과 조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파괴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표팀이 앞서 2차 엔트리를 정리하면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끈 조규성과 오세훈(김천 상무) 등 다른 공격 카드를 포기해 전술적 다양성을 마련하지 못한 점도 비판을 받는다.

아킬레스건을 보호할 수 있는 수비 와일드카드도 의문부호만을 남겼다. 김 감독이 당초 전력 구상에 넣은 선수는 김민재였지만 팀 합류가 확실하지 않았다. 최종 엔트리 22명이 확정된 뒤 치러진 아르헨티나, 프랑스와의 평가전에도 쓰지 못했다. 일본 출국 하루 전까지도 포기하지 못하던 김민재는 결국 대표팀 합류가 무산됐다. 그 빈자리는 지난달 김천 상무에 입대한 박지수가 채웠다.

박지수는 뉴질랜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막판 교체 투입돼 처음으로 실전을 치렀고, 이후 루마니아전, 온두라스전까지 무난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투지도 좋았다. 하지만 멕시코는 조별 예선에서 수적 우위로 대승을 거둔 상대들과 공격 수준이 달랐다.

멕시코전 전략도 실패했다는 평가다. 루마니아전과 온두라스전처럼 초반부터 총공세로 압박했으나 멕시코의 역습 능력은 앞선 상대팀들과는 달랐다. 김 감독은 멕시코전이 끝난 뒤 “충분히 맞받아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6골을 실점한 것이 나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모든 것은 선수들이 아닌 내 책임이다. 내가 대응을 잘 못했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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