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류한수, 마지막 도전 ‘아쉬움’에 울다

황민국 기자

한국 남자 레슬링 맏형 류한수
올림픽 악연 못 끊고 16강전 탈락
“훌륭한 후배들이 한 풀어주길”

<b>“후배들에 약속 못 지켜 죄송”</b> 류한수가 3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남자 67㎏급 16강전에서 이집트의 무함마드 엘 사예드에게 6-7로 석패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지바 | 연합뉴스

“후배들에 약속 못 지켜 죄송” 류한수가 3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남자 67㎏급 16강전에서 이집트의 무함마드 엘 사예드에게 6-7로 석패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지바 | 연합뉴스

생애 마지막 올림픽이 허탈하게 막을 내리자 근육질의 상남자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한국 레슬링의 맏형으로 메달 1개는 꼭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감을 안고 있던 류한수(33·삼성생명)는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처음 꺼낼 때까지 무려 1분40초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눈물만 흘렸다. 류한수는 3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남자 67㎏급 16강전에서 이집트의 무함마드 엘 사예드에게 6-7로 석패했다. 1피리어드를 0-6으로 내준 뒤 2피리어드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추격전을 벌였으나 1점이 부족했다.

그레코로만형 남자 130㎏급 김민석(28·울산남구청)은 지난 1일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에 류한수는 올해 초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로 2명만 참가한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레슬링의 노메달의 위기를 해결해야 하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류한수는 “후배들과 약속한 게 있는데, 그걸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죄송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레슬러로 마지막 정복 대상이던 올림픽을 끝내 넘지 못한 것도 한으로 남게 됐다. 류한수는 2013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10년 가까이 정상급 기량을 유지했다. 아시안게임(2014·2018년)과 아시아선수권(2015·2018년)은 모두 그의 독무대였다. 그런데 유독 올림픽만 인연이 없었다. 첫 올림픽이었던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를 노메달로 마쳤고, 마지막 도전이라 여겼던 이번 대회에서도 같은 결과를 피하지 못했다. 류한수는 “훌륭한 후배들이 많으니 올림픽 도전은 여기에서 멈추려 한다. 부디 후배들이 한을 풀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한수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만나고 싶어 했던 동갑내기 친구 김현우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현우도 도쿄 대회를 은퇴 무대로 여겼으나 코로나19 감염으로 티켓을 얻지 못해 참가조차 못했다. 두 선수가 국제대회에 나설 때마다 서로의 훈련 파트너로 2인3각을 걸어왔던 터라 여러모로 이번 대회를 마감하는 게 아쉽게 됐다. 류한수는 “(김)현우에게 진짜 미안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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