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간의 패럴림픽 폐막…태권도 주정훈 “용기를 갖고 밖으로 나오길”

도쿄패럴림픽공동취재단·최희진 기자

금 2·은 10·동 12 종합 순위 41위 마무리…보치아 9회 연속 ‘금자탑’

배드민턴 등 첫 정식 종목서 메달 신고…양궁 등 세대교체 필요성도

한국 패럴림픽 선수단이 환희와 감격, 눈물과 아쉬움 속에 2020 도쿄 패럴림픽을 마감했다. 선수들은 갈고닦은 경기력을 최선을 다해 선보이면서 장애인이 “동정이 아닌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도쿄 패럴림픽이 5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폐회식을 열고 막을 내렸다. 지난 13일간 감동의 드라마를 썼던 각국 선수들은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 등 총 24개의 메달을 획득하고 종합 순위 41위에 올랐다. 당초 목표였던 금 4개, 은 9개, 동 21개, 종합 순위 20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일부 종목에서 기념비적인 기록이 탄생했다.

보치아 대표팀 정호원(강원도장애인체육회), 최예진(충남직장운동경기부), 김한수(경기도)는 지난 4일 보치아 BC3 페어(2인조)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비장애인 양궁 여자 대표팀이 도쿄 올림픽 단체전에서 9연패를 달성했듯이 보치아도 1988년 서울 대회부터 9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개인전·단체전 메달 획득에 실패한 보치아 대표팀은 마지막 경기에서 환하게 웃었다.

대회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효자종목’ 탁구에서 나왔다. 주영대(경남장애인체육회)는 지난달 30일 탁구 남자 단식(TT1) 결선에서 후배 김현욱을 세트스코어 3-1로 눌렀다. 대회 개막 6일 만에 나온 금메달 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와 배드민턴에서도 메달을 따냈다. 배드민턴 이삼섭, 김정준(이상 울산중구청), 이동섭(제주도)이 은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쓸어 담았다. 태권도에 홀로 출전한 주정훈(SK에코플랜트)은 지난 3일 태권도 75㎏급(K44) 동메달결정전에서 마고메자드기르 이살디비로프(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를 24-14로 누르고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주정훈은 “이천선수촌에 들어가고 나서 장애는 틀린 게 아니라 남들과 다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이것을 뒤늦게 깨달았지만 장애가 있는 유년기, 청소년기 여러분들도 ‘내가 남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하루빨리 밖으로 나와야 동정이 아닌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많이 도전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영광의 이면엔 한계도 있었다. 한국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양궁은 53년 만에 ‘노 메달’에 그쳤고, 21년 만에 패럴림픽 본선에 진출한 남자 휠체어농구는 체력 싸움에서 밀리며 10위에 만족해야 했다. 양궁 대표팀 6명 중 4명이 50대 이상이었고, 휠체어농구 12명 중 20대는 한 명뿐이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그동안 대한체육회의 비장애인 시스템을 막연하게 따라간 부분이 있다. 장애인 엘리트 체육의 훈련 시스템, 신인 선발 시스템, 전임 지도자 문제 등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함께 해외의 선진 시스템을 연구하고 분석했다. 전문가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 장애인체육에 최적화된 훈련 시스템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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