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 감독직 줄줄이 고사…‘적임자 없소?’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허정무 감독에 이어 축구대표팀을 이끌 적임자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지난 7일 회의를 열어 차기 사령탑으로 국내 지도자를 뽑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12∼13명의 전·현직 K-리그 지도자를 후보에 올렸다. 그리고 이번 주중 다시 회의를 열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아예 새 감독을 확정해 발표까지 하려 했다.

그런데 충분한 검토와 신중한 판단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기술위원들의 요청이 있어 회의를 다음 주로 연기했다.

기술위원회는 22일 열릴 축구협회 이사회 이전에는 인선 작업을 매듭지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차기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꼽힌 지도자들이 줄지어 고사 의사를 밝히면서 기술위원회로서는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정해성 대표팀 코치를 비롯해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맡아달라는 제의가 오더라도 거절하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밝혔다.

게다가 최강희(전북 현대), 황선홍(부산 아이파크) 등 현직 K-리그 감독들도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이 먼저'라면서 줄줄이 고사하고 있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때(2003년 2월∼2004년 4월) 대표팀에서 코치를 역임했고, 지난해 전북을 K-리그 정상으로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최강희 감독조차도 "나는 대표팀을 맡을 능력이 안된다. 완성된 지도자라면 상관없지만 나는 더 배워야 한다"며 선을 분명하게 그었다.

대표팀 감독은 지도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꿈꿔볼 자리다. 하지만 차기 대표팀 감독은 부담이 크다.

무엇보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축구 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 진출을 이룬 허정무 감독의 성공이 차기 감독에게는 큰 짐이다.

당장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릴 아시안컵에서는 선수들에게 새롭게 동기를 부여해 구체적 성과도 이끌어내야 한다.

기술위원회는 이번에 대표팀 감독을 뽑으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까지 지휘봉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지도자들 스스로 더 잘 안다.

기술위원회는 일단 현장을 떠나 있는 지도자보다는 현직 감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7년 8월에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이 된 지 17일밖에 안 된 박성화 감독을 베이징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축구팬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던 경험이 있어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현재로서는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조광래 경남FC 감독과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으로 후보군이 자연스럽게 압축된 분위기다.

둘 다 올해 말로 소속 구단과 계약이 끝난다. 그동안은 소속팀과 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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