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14일 남조선 - 그리스전 방송”

박경은 기자

중계권 없이 방송 논란도

월드컵 중계권이 없는 북한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남아공월드컵 경기를 무단으로 방송했다. 조선중앙TV는 12일 오후 9시10분부터 1시간20분 동안 전날 열린 남아공-멕시코 개막전을 녹화로 중계방송한 데 이어 13일에도 전날 치러진 우루과이-프랑스전,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을 각각 54분, 1시간20분씩 편집해 방송했다. 같은 날 치러진 한국-그리스전만 방송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조선중앙TV는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 방송을 시작하며 “이 두 팀과 같은 B조에 남조선, 그리스팀들이 망라돼 있다”고 짧게 소개하면서 “14일 오후 9시10분에 그리스-남조선전을 방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의 경기를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SBS 측은 “최근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과의 협상이 전면 중단된 상태라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화면을 확보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이는 FIFA와 북한 사이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에 대응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SBS와 북한의 조선방송위원회는 월드컵 중계권 문제를 놓고 수차례 협상을 벌여왔다. 북한은 중계 영상을 무상으로 제공할 것을 요구했지만 SBS 측은 난색을 표명해왔다. 그러다가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협상이 전면 중단되면서 정부가 “방송 전파도 대북 반출 승인대상”이라며 “월드컵 경기화면 무상 제공은 사실상 불가”라는 원칙을 내세워 결국 무산됐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에는 정부가 북한의 요구대로 경기화면을 무상 제공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SBS의 월드컵 경기 화면 북한 송출 무산은 천안함 사건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과 위기의 한반도 정세를 방증하는 것”이라면서 “월드컵 사상 첫 남북한 동반 본선진출의 뜻이 퇴색되고 남북 화해모드 계기가 날아간 것 같아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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