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어도 멈추지 않으면 기회는 온다…이들처럼

박효재 기자

태국전 빛낸 ‘늦깎이’ K리거 활약

‘최고령 A매치 데뷔’ 골잡이 주민규
등지고 버티다 패스…새 공격 옵션

박진섭, 3부서 1부 올라온 노력파
안정적 수비력에 쐐기골까지 쏴

조금 늦어도 멈추지 않으면 기회는 온다…이들처럼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외면했던 K리그 선수들이 태국과의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맹활약하며 희망을 안겼다. ‘인간극장’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박진섭(29·전북), 주민규(34·울산·사진)다.

주민규는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에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21일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역 2차 예선 홈경기에서는 등지고 버티는 플레이로 대표팀에 새로운 공격 옵션을 제공했다. 볼을 받으면 일단 등지고 버티고 있다가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발 빠른 2선 자원들이 문전 침투할 때 패스를 내줬다.

때에 따라서는 직접 득점을 노리며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이 손흥민과 보여줬던 콤비 플레이를 재연했다. 주민규는 발이 다소 느리고 활동 반경이 좁지만, 박스 안에서 센스와 골 결정력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6일 태국과의 원정경기에서도 후반 교체 투입돼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주민규는 최고령 A매치 데뷔(33세 343일)로 주목받았다. 2013년 K리그1 드래프트에서는 지명을 받지 못했고, 번외 지명으로 당시 2부인 고양 Hi FC(현 고양 자이크로)에 입단했다. 2014년에는 2부 서울 이랜드의 창단 멤버로 뛰었는데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오가며 경기를 보는 시야를 넓혔다. 이후 제주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현 울산 HD)를 거치며 지난 3시즌 동안 56골을 몰아넣으며 K리그 대표 골잡이로 우뚝 섰다.

<b>기다려온 ‘A매치 데뷔 골’</b>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박진섭(앞)이 지난 26일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경기에서 팀의 3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방콕 | 연합뉴스

기다려온 ‘A매치 데뷔 골’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박진섭(앞)이 지난 26일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경기에서 팀의 3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방콕 | 연합뉴스

태국과의 원정경기에서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린 박진섭도 뒤늦게 주목받은 K리거다. 2017년 프로팀과 계약을 맺지 못해 3부 대전 코레일에 입단해 실업 축구 선수 생활을 했다. 미드필더로 공식전 30경기 14골을 넣으며 득점 2위에 올랐고, 이듬해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에서 프로 무대를 밟았다. 2020년 당시 2부였던 대전 하나시티즌 창단 멤버로 합류했다. 이후 2021년 K리그2 베스트 일레븐 미드필더로 선정되었고, 2022시즌 전북 현대로 이적하며 1부까지 입성했다.

아시안컵에서는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태국전에서 안정적인 수비력에 골까지 터뜨리면서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팬들은 잉글랜드 7부리그에서 시작해 레스터 시티에서 EPL 우승까지 거두고, 대표팀에 승선했던 제이미 바디에 비유할 정도다.

박진섭과 주민규의 가세로 대표팀 경쟁 체제에 다시 불이 붙었다. K리거들의 맹활약에 기존 주전이었던 해외파들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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