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스크 지침 다시 강화…"코로나19 확산 지역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이 지난 19일 마스크를 쓰고 쇼핑몰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이 지난 19일 마스크를 쓰고 쇼핑몰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연합뉴스

미국이 27일(현지시간) 마스크 착용 지침을 다시 강화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확산되는 지역은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실내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직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12세 미만 학생과 교직원들도 모두 학교에서 마스크를 쓰라는 권고도 나왔다. 백악관은 백신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5월 백신 접종자의 경우 실내외를 막론하고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좋다고 권고했지만, 백신 접종률이 정체된 상태에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2개월여 만에 마스크 착용 지침을 다시 강화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빠르고 상당하게 확산되는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일지라도 델타 변이 확산을 막고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실내 환경서 마스크를 쓸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CDC는 지난 5월 13일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2주가 지난 사람의 경우 실외는 물론이고 대중교통이나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실내 환경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했는데, 두달 보름 만에 다시 지침을 강화한 것이다. CDC는 미국의 기초 자치단체에 속하는 카운티 가운데 63%가 백신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실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고확산 지역이라고 밝혔다.

CDC는 개학철을 앞두고 갈등 조짐을 보여온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12세 미만의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그리고 교사와 교직원의 경우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학교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권고했다.

뉴욕타임스는 CDC 지침이 나온지 한시간 뒤 백악관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백신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쓸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CDC의 마스크 해제령 이후 공식 행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바이든 대통령과 고위 당국자들도 다시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추가 방역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정부에서 근무 중인 모든 공무원과 민간인에게 마스크 쓰기와 물리적 거리두기 지침을 다시 내리고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이런 조치가 내려진다면 일상으로의 복귀에 초점이 맞춰졌던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정책의 초점이 다시 방역으로 회귀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 보훈부는 이미 연방기관 중 처음으로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백신을 맞지 않았을 경우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정기적으로 제출토록 했다.

CDC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공식적으로는 마스크 착용 지침을 바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일상으로의 복귀의 상징처럼 여겨진 마스크 착용 해제에서 후퇴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다시 강화한 것은 미국인 30% 가량이 여전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 또는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특히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선 마스크 착용 지침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전 세계 코로나19 재확산을 다시 주도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9명 가운데 1명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최근 일주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는 절정기에 비해선 4분의 1 수준이지만 저점에 비해선 크게 늘어난 5만7126명으로 집계됐다. CNBC는 미국 보건 당국자들은 일부 백신 접종자들이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종전에 알려졌던 것보다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CDC의 권고가 각 주 및 지방정부의 방역 정책 수립을 위한 중요한 참고사항이지만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CDC의 새 지침이 나오기 전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실내 장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반면 공화당 성향이 강한 지역의 경우 마스크 착용 지침 강화에 대한 반감이 강하며 일부 공화당 주지사들은 이미 마스크 착용 지침을 강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천명한 상태다. 특히 텍사스, 플로리다, 아칸소 등 9개 주는 학교들이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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