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언론사 테러

“이슬람의 ‘금기’-서구 ‘표현의 자유’ 충돌 잦아

정유진 기자

‘종교 풍자’ 갈등의 역사

종교의 금기를 건드리는 풍자는 항상 ‘표현의 자유’란 가치와 ‘타 문화에 대한 몰이해’라는 비판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을 빚어왔다. 이는 이슬람뿐 아니라 가톨릭이나 기독교도 마찬가지였다.

이슬람교에서는 선지자인 무함마드의 모습을 그리는 행위 자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미국 아메리칸대학의 이슬람 전문가인 악바르 아흐메드는 “이슬람은 예수를 신격화하는 데 대한 반발로 기독교에서 갈라져 나왔기 때문에, 무함마드에 대한 숭배를 우려해 그의 형상화를 금기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8일 CNN 방송에 말했다.

2005년 무함마드의 머리에 폭탄을 얹어 테러리스트로 묘사한 만평을 게재한 덴마크 신문 율란츠포스텐은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끊임없는 테러 협박에 시달렸다. 국제 테러조직과 연계된 범인 3명이 폭발물과 소총을 들고 신문사 사무실에 침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듬해 무함마드를 호색한으로 묘사한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 동영상이 유포됐을 때는 20여개국에서 반미 시위와 테러가 번졌다. 당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를 포함해 최소 30여명이 사망했다. 인도 출신의 영국인 소설가 살만 루슈디는 1988년 발표한 소설 <악마의 시>가 이슬람 신성모독 논란에 휘말려 은둔생활을 해야 했다. 이 책을 번역한 일본인 번역가는 잔인하게 살해됐다.

그런가 하면 가디언 만평가인 마틴 로슨은 지난해 10월 기독교 근본주의와 동성애 혐오를 풍자한 만평을 그렸다는 이유로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만평에서 예수는 하나님에게 “아빠, 나를 별로 닮지도 않은 벌거벗은 조각상 앞에서 나를 숭배하는 저 늙은이들은 누구죠?”라고 묻고, 하나님은 “동성애 혐오자들이지”라고 대답한다. 로슨은 “이 만평 때문에 이스라엘과 미국의 기독교도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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