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언론사 테러

용의자 3명 ‘프랑스 국적’… 1명 자수, 형제 두 명 얼굴 공개

남지원 기자

과거 체포 때 “미군의 무슬림 포로 학대 이후 극단주의 심취”

7일(현지시간)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 편집국에서 총기 테러를 벌여 12명을 살해한 용의자 3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용의자 중 한 명은 경찰에 자수했지만, 나머지 용의자는 검거하지 못했다. 프랑스는 8일을 국가 애도일로 선포하고 사흘간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프랑스 경찰은 용의자들이 사이드 쿠아치(34)와 셰리프 쿠아치(32) 형제, 하미드 무라드(18) 등 3명이라고 이날 밝혔다. 다른 용의자들과 의붓형제 사이인 것으로 알려진 무라드는 언론에 자신이 테러 용의자로 보도되는 것을 보고 이날 밤 경찰에 자수했다. 하지만 자신은 사건 당시 학교에 있었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드 쿠아치(왼쪽)·셰리프 쿠아치

사이드 쿠아치(왼쪽)·셰리프 쿠아치

프랑스 경찰은 나머지 용의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쿠아치 형제의 얼굴을 공개하고 수색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경찰은 8일 오전 이들이 프랑스 북부 엔 지방의 한 휴게소에 무장한 채 침입, 음식과 석유를 강탈해 달아났다는 신고를 받고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이번 테러에 연루된 혐의로 7명을 체포했다.

알제리 출신의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쿠아치 형제는 이미 프랑스 정보기관의 감시 대상에 올라와 있는 요주의 인물이었다. 이들은 프랑스 국적이다. 특히 동생 셰리프는 2005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합류하기 위해 이라크로 떠나려다 체포된 적이 있다. 2008년에는 이라크 무장단체에 대원을 공급하는 일을 하다 유죄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셰리프는 당시 재판에서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미군이 무슬림 포로를 학대하는 것을 보고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8일 프랑스 전역에 테러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파리 남부 몽루즈에서는 방탄조끼를 입은 한 남성이 자동소총을 쏴 경찰 1명이 사망하고 시청 직원 1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달아난 범인을 쫓는 한편 이 사건이 샤를리 엡도 테러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밤사이 파리 서쪽 르망과 프랑스 남부 나르본의 이슬람 사원이 공격을 당하는 등 무슬림에 대한 증오범죄로 추정되는 공격도 이어졌다.

한편 샤를리 엡도는 다음주 수요일 발간 예정이던 신문을 정상 발행하기로 했다. 샤를리 엡도의 칼럼니스트 파트리크 펠룩스는 “어리석음이 승리하게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들은 샤를리 엡도가 앞으로 정상 발간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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