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언론사 테러

“무슬림 증오가 학살을 부추겼다” 자성론도

남지원 기자

프랑스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언론사 테러에 대해 일각에서 ‘자성론’이 일고 있다. 무슬림에 대한 증오가 끔찍한 테러를 낳고, 테러가 다시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사설에서 ‘샤를리 엡도’ 편집국 테러 사건으로 12명이 숨진 데 대해 “샤를리 엡도가 이슬람주의자들의 분노를 너무 많이 자극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증오가 학살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또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과 같은 외국인 혐오꾼이 모든 무슬림을 테러리스트로 덧칠하게 내버려둬서도 안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별도 기사에서도 샤를리 엡도의 무차별적인 공격이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했지만 몇몇 사람들은 이를 혐오했다고 지적했다.

샤를리 엡도는 평소 이슬람교뿐만 아니라 유대교와 교황까지도 풍자의 대상으로 삼았다. 극단적인 반이슬람주의도 신랄하게 공격했다. 테러가 벌어진 7일 발간된 샤를리 엡도의 표지기사는 무슬림이 대통령이 되면 프랑스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내용의 소설 <복종>을 쓴 작가 미셸 우옐베크의 이슬람 공포증을 풍자한 것이었다. 런던인스티튜트대 앤드루 허시 교수는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 “샤를리 엡도는 자유주의적 이념을 신봉했던 것뿐이지만, 가난한 이민자들의 눈에는 그들의 종교적 신념이 조롱당하는 것으로 여겨졌을 것”이라고 썼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유럽 편집장인 토니 바버는 온라인판 칼럼에서 “샤를리 엡도에 대한 잔학한 폭력은 경멸해야 마땅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라면서도 “무슬림을 조롱하고 모욕한 샤를리 엡도의 편집 방침은 어리석었다”고 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공포가 이슬람 전체에 대한 증오로 번져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디언 칼럼니스트 수전 무어는 “전 세계 무슬림 인구 16억명 중 대다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이 무슬림 전체에 대한 혐오로 번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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