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영화 <메리 포핀스> 영국서 시청 연령등급 올라간 이유는

윤기은 기자
1964년 제작된 <메리 포핀스> 포스터. 월트디즈니 제공

1964년 제작된 <메리 포핀스> 포스터. 월트디즈니 제공

영국 영화분류위원회(BBFC)가 미국 영화 <메리 포핀스> 시청 연령등급을 개봉 60년 만에 상향 조정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각) BBFC가 최근 해당 영화를 U(전체관람가)에서 PG(만 8세 미만 아동 시청 시 보호자 지도 요구) 등급으로 바꿨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작가 패멀라 린던 트래버스가 쓴 동명의 책 <메리 포핀스>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미국 뮤지컬 영화 <메리 포핀스>는 1964년 개봉했다. 유모 메리 포핀스와 아이들이 여행을 떠나는 줄거리다. 영화는 개봉 이듬해 열린 미 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주연, 최우수 편집, 최우수 특수효과, 최우수 오리지널사운드트랙, 최우수 작곡상 등 5관왕을 차지했다.

BBFC는 극중 인물이 남미 원주민을 비하하는 단어를 말하고, 얼굴을 까맣게 칠한 백인 배우가 출연해 시청 연령 등급을 높였다고 밝혔다. BBFC는 “올해 2월 재개봉을 앞두고 영화 심사를 다시 하게됐다”며 “아이들이 차별적 언어나 행동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잠재적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해군인 붐 제독은 얼굴이 까맣게 그을린 굴뚝 청소부를 발견하고는 “우리는 호텐토트족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외친다. ‘호텐토트’(Hottentots)는 과거 식민지 시절 유럽인들이 남아프리카 지역의 유목민을 비하하는 단어로 사용됐다.

굴뚝 청소부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백인 아역배우 얼굴을 검게 칠했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BBFC는 2021년 시청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는 영화나 쇼를 본 어린이들이 비슷한 행동을 따라할 가능성이 있다”며 “차별적 언어를 사용한 영상물에 대해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미국 히어로물 영화 <플래시 고든>(1976)도 “폭력적이고 차별적”이라며 PG등급에서 12A(만 12세 미만 보호자 동반) 등급으로 조정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서도 인종차별적 대사나 묘사가 나오는 과거 작품에 대한 어린이들의 시청을 제한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피터팬>, <로빈슨 가족>, <아기 코끼리 덤보> 등 영화에 대해 ‘7세 미만 키즈 프로필’ 계정으로는 볼 수 없도록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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