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과 스페인, 폭염으로 1700명 이상 사망···WMO 사무총장 “훨씬 더 강한 극단을 보게 될 것”

박용하 기자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소년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강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소년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강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유럽이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포르투갈에서 온열질환 등으로 인해 최근 10여일간 1000명 이상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의 사례까지 합하면 유럽에서만 17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관측된다.

포르투갈 보건국(DGS)의 그라사 프레이타스 국장은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폭염에 따른 초과 사망자 수가 106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초과 사망자란 특정 사유로 인해 통상적인 사망 수준을 초과하여 발생하는 사망자를 뜻한다. 앞서 DGS 측은 지난 13일까지 폭염에 따른 초과 사망자가 238명이라고 보고했으나 최근 사망자 수는 급격히 늘었다.

현재 포르투갈 전역에선 40도를 넘는 폭발적인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프레이타스 국장은 “포르투갈은 전 지구적인 폭염에 영향을 받기 쉬운 지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특히 폭염에 따른 노인들의 건강 위험을 지적하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예방 조치나 요양원 등 기반 시설의 적응 노력을 강조했다.

포르투갈뿐 아니라 스페인과 영국 등에서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주 45.7도까지 치솟았고, 전국 곳곳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카를로스 3세 보건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의 열 관련 사망자는 678명으로 집계됐다. 포르투갈의 사망자까지 합하면 유럽에서만 1700명 이상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 수를 계산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라 수치를 제대로 계산할 경우 현재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유럽은 미국보다 냉방 시설이 덜 보편화된 상황이어서 폭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 치명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앞서 영국에선 최고기온이 역사상 처음으로 40도를 넘어섰다. 영국 기상청 스티븐 벨처 최고 과학 책임자는 “기상청 연구에서는 영국 기온이 40도에 이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왔는데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가 이런 극단적 기온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의 기후과학자 프리데릭 오토 교수는 BBC에 기후변화 영향에 관해 경고하며 “수십 년 후에는 이 정도면 상당히 시원한 여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갈수록 폭염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의미다. 페테리 탈라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폭염은 점점 더 잦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부정적인 경향은 기후 완화 노력의 성공과 무관하게 적어도 2060년대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 덕에 우리 기록은 깨지기 시작했다”면서 “미래에는 이런 종류 폭염이 보통이 될 것이고 우리는 훨씬 더 강한 극단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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