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말레이시아 항공기 격추, 푸틴 개입 가능성” 국제조사팀 결론

박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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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 격추 사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국제조사팀의 결론이 나왔다.

로이터·AFP·dpa통신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 격추 사건을 조사한 국제조사팀은 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여객기 격추에 사용된 러시아산 부크(BUK) 미사일 제공을 푸틴 대통령이 결정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MH17편 여객기는 2014년 7월 1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중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러시아산 부크(BUK) 미사일 체계에 의해 격추됐다. 조사팀은 이를 우크라이나 내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의 소행으로 결론짓고, 용의자 3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한 바 있다.

조사팀은 이날 발표에서 “푸틴 대통령이 부크 미사일을 분리주의자들에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는 증거가 있다”며 감청한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의 통화 내용을 인용했다. 통화에 따르면 DPR 측은 사고 이전 강력한 방공 무기에 대한 요청을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실에 전달했으며 이 지원은 곧 승인됐다. 당시 승인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푸틴 대통령에게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사팀은 이러한 근거만으로는 푸틴 대통령이나 추가 용의자들을 기소하는데 불충분했다고 설명했다. 여객기에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나 목적을 알 수 없어 ‘완전하고 결정적인 증거’의 기준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추가 조사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향후 조사팀에 협조할 가능성이 적어 수사는 사실상 종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MH17편 격추 사격의 최대 피해자인 네덜란드 정부는 실망감을 표하며 러시아에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 사건으로 승무원을 포함한 탑승객 298명 전원이 사망했으며, 이들 중 196명은 네덜란드인이었다. 이번 국제조사도 네덜란드 당국의 주도로 말레이시아와 호주, 벨기에, 우크라이나 등이 참여해 이뤄졌다.

러시아 당국은 조사팀의 결론과 관련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사건 이후 자국의 책임을 부인해왔으며,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았다. 지난해 종신형을 선고받은 3명도 러시아의 신병 인도 거부로 실제로 형을 살 가능성이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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