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불붙인 온라인 판매 어디까지…‘온’에서 찍으면 온다, 하나둘 ‘병행 판매’ 시동

박순봉 기자
테슬라 모델X 구매 화면 | 테슬라 미국 홈페이지 캡처 사진 크게보기

테슬라 모델X 구매 화면 | 테슬라 미국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가 불붙인 온라인 판매 어디까지…‘온’에서 찍으면 온다, 하나둘 ‘병행 판매’ 시동

10년 전만 해도 자동차를 직접 보지 않고 구매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 제품 판매가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매장으로 대체되는 분위기지만 집과 자동차는 여전히 최후의 보루로 인식된다. 하지만 모든 차량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테슬라의 등장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테슬라의 성장과 함께 더 이상 차를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일이 어색하지 않게 됐다. 신생 전기차 업체 폴스타도 온라인 판매를 전면화했다. 전통적인 자동차 브랜드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온라인 판매를 늘리고 있다.

온라인 판매는 장점과 단점이 극단적으로 갈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량 실물을 못 보고 산다는 불안감이 생길 수 있다. 영업사원이 제공하는 별도의 차량 관리를 받기 어려운 것도 단점이다. 대신 구매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영업사원과 일일이 대면할 필요가 없다.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대리점 같은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영업사원도 고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비용 절감이 소비자에게 가격 인하 효과로 돌아갈 수 있다. 대신 개별 프로모션 같은 유연한 전략을 펼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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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2 구매 화면

■ 인터넷 접속 후 5분 만에 거래 ‘뚝딱’

테슬라는 전 차량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 중인 전자제품들과 구매 방식이 같다고 보면 된다. 모델을 고르고 옵션을 선택하면 가격이 나온다.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사진과 그 밑에 ‘주문하기’ 메뉴가 나온다. 주문하기 버튼을 누르고 모터 종류, 외관 색상, 휠, 인테리어 색, 오토파일럿 같은 소프트웨어 구매 여부를 결정하면 ‘결제하기’ 메뉴가 등장한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로 주문하기를 선택하면 5분 이내에 차를 살 수 있다.

폴스타도 전면 온라인 판매 체계를 택하고 있다.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온라인으로만 판매한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1월 폴스타2를 처음 출시했다. 폴스타는 한국에 오프라인 영업점 4곳을 두고 있지만 모두 전시장으로만 활용한다. 현장에서 차를 볼 수 있는 공간일 뿐 판매는 이뤄지지 않는다. 전시장에서는 구경만 하고 구매는 온라인을 통해 해야 한다.

이처럼 신생 전기차 업체들이 온라인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전통적 자동차 업체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과 영업사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급작스러운 온라인 판매 전환 시에는 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반면 신생 전기차 업체들은 이런 제약에서 자유롭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 진입하는 전기차 회사들에는 기존 직원들의 반발이라는 허들이 없어 온라인 판매 도입이 더 용이했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불붙인 온라인 판매 어디까지…‘온’에서 찍으면 온다, 하나둘 ‘병행 판매’ 시동

신생 전기차 기업들이 흐름 주도
기존 전통차 업체들도 속속 가세
매장 실물 직관 필수 아닌 ‘선택’
일부 고가차량 제외 큰 흐름으로

■ 전통 브랜드도 ‘온라인 판매’ 병행

테슬라나 폴스타처럼 완벽한 온라인 전환은 아닐지라도 온라인 병행 판매는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경형 SUV인 캐스퍼를 온라인에서만 판매한다. 2021년 9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캐스퍼는 그해 4개월간 1만806대 팔렸다. 지난해에는 4만8002대, 올해 1~2월에는 6234대가 나갔다. 온라인으로만 팔았지만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차량 자체의 강점도 판매량에 반영됐을 것이다. 한발 더 나가면 온라인 판매가 특별한 제약 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는 온·오프라인 판매를 병행하고 있다. BMW는 2019년 12월 일부 모델을 한정해 판매하는 ‘BMW 샵 온라인’의 문을 열었다. 2020년 국내에서 온라인을 통해 500대를 판매했고, 2021년 5251대에 이어 지난해에는 6891대를 온라인으로 팔았다.

벤츠코리아는 2021년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메르세데스 벤츠 스토어’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중고차만 거래 대상으로 삼았다가 곧바로 판매 범위를 신차까지 넓혔다. 2021년 9월 오픈 이후 지난해까지 신차 4900대, 중고차 1900대를 판매했다. 2021년 기준 2.2%였던 온라인 신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 5.6%로 증가했다. 혼다코리아도 올해 상반기에 온라인 구매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자사 차량 중 일부 모델만 한시적으로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회사들도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2월 출시한 GMC 시에라 모델을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2020년 XM3를 일정 수량 온라인으로 거래했다. 폭스바겐코리아도 2018년 카카오스토어에서 파사트 TSI와 티구안을 판매했고, 2020년형 티구안 사전계약 때도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제휴를 맺고 물건을 내놨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ID.4를 미국에 출시할 때 온라인 판매를 택한 적이 있다.

도요타그룹은 국가별로 서로 다른 온라인 판매 전략을 쓰고 있다. 한국에서는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중고차만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미국에서는 도요타와 렉서스를 2020년부터 360곳의 영업점에서 온라인으로 거래하고 있다. 반면 영국에서는 도요타 브랜드만 온라인으로 팔고 있다.

웃돈·마진 사라져 ‘투명성’ 확보
관리·지원 못 받는 건 ‘단점’으로

■ 가격 투명성 확보 속 인력 감축 부담

순수 온라인 판매를 하면 기존 자동차 시장의 판매구조에서 한 단계가 사라진다. 오프라인 매장과 영업사원에게 들어가는 비용과 대리점 마진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온라인 판매에서는 가격이 투명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반도체 수급난이 심할 때 웃돈 거래까지 이뤄졌다”며 “차를 더 빨리 받기 위해 고객이 웃돈을 내거나 딜러가 마진 조정으로 우선 배정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온라인 판매 시장에서 불가능한 일이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는 오프라인 판매에서 가격 할인이 문제가 된 사례가 있었다. 영업사원이 제공하는 개별 프로모션 여파로 같은 차를 서로 다른 가격에 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 말 폭스바겐코리아가 큰 폭의 연말 할인을 단행하면서 일부 구매자들이 단체로 항의한 사례도 있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12월 5~24%까지 2023년형 티구안, 제타, 아테온 등의 모델을 할인했다. 이보다 앞서 같은 해 10~11월 같은 차종을 산 소비자들이 더 비싼 가격에 산 게 알려지면서 단체행동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전통적 자동차 업체들은 온라인 판매 전환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는 캐스퍼를 온라인으로만 판다고 발표했을 때 오프라인 판매 노조가 반발했다. 향후 온라인 판매 규모를 더 늘릴 경우 반발 수위도 더 높아질 수 있다. 다만 고객 맞춤형으로 제작되는 고가의 자동차들은 본질적으로 온라인 판매가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로의 전환은 큰 흐름”이라면서 “일부 커스터마이징하는 고급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온라인 판매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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