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상수 시장의 거짓말 행진

안상수 인천시장이 굴비상자 2억원 사건과 관련해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 행진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돈 상자를 받은 시점과 당시 정황 등 모든 것을 감추려 했다. 그러다가 경찰 수사과정에서 하나씩 진실이 드러나면 마지못해 시인하는 형식을 취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에는 “당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구하는 등 이 사건을 야당 탄압으로 몰고가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참으로 얄팍한 처신이다.

안시장은 당초 돈을 건넨 건설업체 대표에 대해 “일면식도 없다”고 잡아뗐다. 그러더니 다음 날에는 “한 두번 만났다”고 말을 바꿨다. 아마도 스쳐 지나가듯 건설업체 대표를 만난 것으로 포장하려 한 것 같다. 하지만 이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돈 상자를 전달받은 날 저녁, 집 부근 카페에서 건설업체 대표와 만나 함께 술을 마시고 여동생 집으로 선물을 보내라며 집 주소까지 적어준 그였다.

안시장은 돈 상자를 받은 날짜도 꾸미려 했다. 그는 여동생 말을 빌려 클린센터에 신고하기 이틀 전인 8월28일 돈 상자를 전달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4일 앞선 24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그 상자는 여동생 집에서 6일 동안이나 머문 셈이다.

안시장측은 지금도 굴비상자 안에 돈이 들어 있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상과는 관계없이 그의 말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 지금까지 거짓말과 말 바꾸기로 일관해온 그가 무슨 변명을 늘어놓아도 이를 곧이곧대로 믿어줄 사람은 없다.

이제 그는 사법처리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그는 사법처리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지금 그가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그를 시장으로 뽑아준 인천시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인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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