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트위터에 묵상글, 러브레터 쓰듯이 즐겁게 작업”

글 임아영·사진 김영민 기자

이해인 수녀 ‘교황님의 트위터’ 펴내

내달 7일 김태원씨와 북콘서트

수익은 ‘민들레국수집’에 기부

이해인 수녀(69·사진)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위터로 전한 메시지에 자신의 묵상글을 더한 책 <교황님의 트위터>(분도출판사)를 펴냈다.

<교황님의 트위터>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교황이 올린 트윗글 가운데 110여편을 뽑아서 책 왼쪽 면에 담고, 오른쪽 면에는 각 트윗글에 대한 이 수녀의 묵상글과 짧은 기도를 실었다.

이 수녀는 15일 오후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교황이 지난 1월7일에 올린 트윗글을 낭독했다. “우리 식탁에 여분의 자리를 남겨 둡시다. 생필품이 부족한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자리를 말입니다.”

“교황 트위터에 묵상글, 러브레터 쓰듯이 즐겁게 작업”

이 수녀는 인도에서 마더 테레사를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말했다. “마더 테레사는 밥을 먹을 때 보이지 않는 예수님이 계시다고 생각하고 밥을 먹으라고 하셨죠. 우리가 잃어버린 덕목이 희생, 절제, 인내인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나 부활절에 과일을 세 번 먹을 것을 두 번으로 줄이고 이웃을 도와야 하는 것처럼 가정에서도 절제하고 이웃을 사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신 아닐까요.”

교황의 트위터 팔로어는 현재 1411만명이고 9개 언어로 운영되고 있다. 교황의 트윗글은 트위터에서 많이 재인용(RT)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교황은 “한국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에 여러분도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수녀는 “어른들의 무책임과 이기심으로 빚어진 참사를 보며 우리 모두는 부끄럽고 답답하여 얼굴을 들 수가 없다”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 모두가 진정 참회하고 거듭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적었다.

이 수녀에게 묵상은 “자기 성찰이자 신앙고백이며 고해성사”다. 교황의 트윗글을 묵상하고 글을 쓰면서 이 수녀는 “1000여편의 시와 산문을 썼는데 ‘글은 그럴듯하게 쓰면서 삶은 어떤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따라가려면 깨어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광안동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녀회에 머물며 시를 쓰면서 투병 중인 그는 이번 작업을 “러브레터 쓰듯이 즐겁게 작업했고 암세포도 없어지는 것 같은 기쁨의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책이 독자들에게 교황님이 좋은 말씀을 하셨구나 감탄만 할 것이 아니라 (이 책을 통해) 자기 삶을 선하고 아름답게 가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수녀는 교황 방한의 의미를 “남북한 화해의 물꼬를 트는 역할”에 뒀다. 그는 “교황님이 남북한 분열된 현실을 마음 아프게 생각하는 게 느껴지고 북한을 가시든가 해서 북한 지도자들 마음을 녹여서 화해 모드가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 수녀는 8월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가수 김태원씨와 함께 북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콘서트의 수익금과 후원금은 인천 동구 화수동의 달동네에서 10여년째 노숙인과 어려운 이웃을 위한 무료 급식 봉사를 하고 있는 ‘민들레국수집’에 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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