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 마녀사냥 반복되면 게임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용균 기자

최근 불거진 ‘넥슨-손가락 사태’에서 드러나듯 게임 업계의 페미니즘 사상검증, 마녀사냥 사건이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혐오 표현’이라고 주장한 캐릭터의 손가락 모양의 원화가가 40대 남성이라는 점이 밝혀졌어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데요.

경향신문의 유튜브채널 ‘이런 경향’의 뉴스 해설 콘텐츠 ‘경향시소(시사 소믈리에)’에서는 조경숙 칼럼니스트와 함께 게임 업계에서 왜 이런 사상검증, 마녀사냥이 반복되는지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게임 업계 마녀사냥 반복되면 게임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경향시소]

조경숙 칼럼니스트는 이런 일이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로 게임 산업의 모니터링 방식과 유저 의견 청취 스타일을 들었습니다. 게임이라는 산업 자체가 게임 유저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인데요. 대형 게임사들은 게임 관련 커뮤니티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부서를 따로 둘 정도입니다. 게임 출시, 업데이트 등의 이벤트 때 게임 유저의 반응을 재빨리 청취하고 이를 빠르게 적용하는 것이 필수로 여겨지다 보니 문제가 벌어졌을 때 이를 자세히 검증하고 분석할 시간 없이 일단 ‘대응’을 하고 보는 것이죠.

이런 대응 방식이 사상 검증의 효능감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일부의 목소리라도 강하게 의혹을 제기하면 게임업계는 자동으로 반응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조경숙 칼럼니스트는 “게임 업계 노동자들을 향한 사이버 불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청년유니온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사이버 불링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습니다. 특정 직원의 페미니스트 여부를 해명하라는 내용의 메일을 반복해서 보낸다든지, 특정 직원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이어집니다. 개인 SNS에 대한 감시는 물론 이를 온라인에 퍼 나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청이 이어지는 게임 산업계의 노동 현실은 사이버 불링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백래시에도 불구하고 게임 내 캐릭터의 성별 차이는 줄어들고 있고, 서사 과정 역시 차별을 없애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조경숙 칼럼니스트에 따르면 닌텐도가 발매한 ‘슈퍼마리오 오디세이’ 게임은 엔딩 장면에서 쿠파와 마리오의 구혼에 대해 피치 공주가 ‘나 혼자 여행을 떠나겠어’라며 거절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세계적인 게임 흐름은 점점 더 젠더 및 장애인, 소수자 관련 차별을 줄이는 방향으로 향하는 가운데 국내 게임 업계에서 반복되는 사상검증, 마녀사냥은 자칫 여성 제작자의 참여를 위축시키고 이는 게임 산업의 다양성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습니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스튜디오 뿌리’ 총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지금 손 모양을 모두 뺀 상태에서 원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트라우마를 털어놓았습니다. 조경숙 칼럼니스트는 “결국 전체 게이머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경향시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향시소(시사 소믈리에)는 매주 잘 익은 뉴스를 딱 맞게 골라 상세한 분석과 전망을 전해 드리는 경향신문의 유튜브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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