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 “쓰레기” “파란 조끼 통진당”…야당엔 거칠어지는 국민의힘

조문희·탁지영·이두리 기자

한동훈 ‘네거티브’ 주도

후보들도 공세 수위 높여

‘여당 위기의식 방증’ 분석

국민의힘이 선거를 앞두고 야당을 공격하는 막말의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선거를 이끄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 “쓰레기 같은 말”이라고 비난하는 등 네거티브 선거전을 주도하고 있다. 통상 대표는 지역 선거에서 불거진 막말 논란을 수습하는 역할이지만 지금은 정반대 모양새다. 여당의 불리한 상황을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영하 국민의힘 경기 후보는 31일 분당 오리역 유세 현장에서 “이재명은 악당”이라며 “악당 지지 세력은 악당과 한편이다. 민주당 지지 세력은 악당과 한 세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적대시·악마화는 국민의힘 선거 머리 격인 한 위원장 발언에서부터 강렬해졌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일대 지원유세 도중 민주당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를 겨냥해 “(김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이 초등학생·위안부와 성관계를 맺었을 수도 있고, 마약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게 쓰레기 같은 말 아니면 뭔가. 대단히 점잖게 말씀드리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형수에게 했던 말, 그거 쓰레기 같은 말 아니냐”며 이 대표를 동시 겨냥했다.

전날 경기·인천 지역 지원유세에서는 이 대표와 민주당 후보들을 향한 ‘극언’이 더 두드러졌다. 한 위원장은 하루에만 “쓰레기”라는 말을 총 14번이나 했다.

국민의힘 부산 남구 후보인 박수영 의원은 지난 23일 사무실 개소식 중 당원들에게 “남구에 파란 조끼를 입고 선거운동하는 젊은이들 많이 보일 것”이라면서 “(이들은) 민주당 사람들이 아니다. 통진당(통합진보당) 애들, 대진연(대학생진보연합) 애들이 내려와서 남구에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색깔론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같은 지역 박재호 민주당 후보가 이후 지역 토론회에서 “(이 같은) 말을 한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날짜가 며칠 지났고 제가 준비된 원고를 읽은 게 아니기 때문에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며 에둘러 부인했다.

이 같은 강력 비난은 야당 후보들에 대한 논란을 환기해 민주당 지지층 내지 중도 표심 이탈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수위 높은 발언으로 보수표를 결집하는 전략도 엿보인다. 다만 중도층 민심 확보에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강민석 민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쓰레기란 말 그렇게 입에서 함부로 꺼내는 것 아니다”라며 “한 위원장 입이 쓰레기통이 되는 걸 모르냐”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한동훈 위원장이 이재명 (대표)의 막말도 닮아가고, 정책도 닮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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