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한국인 최초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

선명수 기자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세계적인 바이올린 콩쿠르인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크레디아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세계적인 바이올린 콩쿠르인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크레디아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씨(27)가 세계적인 권위의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인모씨는 핀란드 헬싱키에서 29일(현지시간) 폐막한 제12회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결선에서 5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위는 미국의 네이선 멜처, 3위는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리 우도비첸코가 각각 차지했다.

5년마다 개최되는 이 콩쿠르는 당초 2020년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미뤄지다가 올해 개최됐다. 지난 18일부터 열린 이번 콩쿠르에는 16개국 240명이 지원해 49명이 본선에 진출했고, 양인모씨를 비롯해 6명이 최종 결선에 올랐다. 결선 진출자는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포함한 2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핀란드방송교향악단, 헬싱키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양인모씨는 지난 27일엔 닐센의 바이올린 협주곡 Op.33을, 29일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Op.47를 연주해 1위를 거머쥐었다.

양인모씨는 콩쿠르 1위와 더불어 현대작품 최고해석상도 받았다. 그는 상금 3만유로(한화 약 3760만원)와 특별상 상금 2000유로(한화 약 250만원)을 받는다. 시벨리우스 콩쿠르 사상 처음으로 NFT(대체불가토큰) 트로피도 받았다.

부상으로는 콩쿠르 의장인 지휘자 사카리 오라모와 바이올리니스트 페카 쿠시스토의 멘토링,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과의 협연 기회가 주어진다. 아울러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제작된 고악기인 1772년산 지오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 튜린 바이올린을 후원받아 최소 1년간 사용할 수 있다.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는 핀란드의 대표 작곡가 시벨리우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965년 시작됐다. 만 30세 이하 바이올리니스트를 대상으로 5년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다. 1965년 제1회 콩쿠르에선 러시아의 바이올린 거장 올레그 카간이 우승했고, 빅토리아 뮬로바(1980년), 레오니다스 카바코스(1985년), 세르게이 하차투리안(2000년) 등 거장들을 배출했다. 한국인 입상자로는 신지아씨가 2005년 공동 3위에 오른 바 있다.

양인모씨는 대회 우승 직후 소속사 크레디아를 통해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어서 행복하다”며 “파가니니 콩쿠르 이후 7년 만의 콩쿠르인데 같이 준비하는 모든 참가자들이 주인공인 것 같다. 서로를 통해 배우는 시간이 돼 콩쿠르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됐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양인모씨는 주목받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다. 그는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가 9년 만에 배출한 우승자로, 우승 당시 ‘새로운 세대의 가장 재능 있는 젊은 현악 거장’이란 찬사를 받았다. 미국 카네기홀, 보스턴 심포니홀, 라비니아 뮤직 페스티벌 등 세계 주요 무대에서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2019년 파가니니 ‘24개의 카프리스’ 전곡 연주 실황을 담은 데뷔 앨범을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했고, 2021년 동일한 레이블에서 두 번째 음반 ‘현의 유전학’을 냈다.

양인모씨는 2008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을 거쳐 현재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 음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익명의 후원자로부터 1718년산 고악기 보스토니안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지원받아 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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