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바드’ 체면 구긴 질문은?...새 검색툴 공개 첫날 주가 급락

이재덕 기자

MS에 맞선 챗봇 기반 검색 시스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틀린 답변

악재에 알파벳 주가 7% 이상 하락

구글 뉴욕 맨해튼에 있는 구글의 오프라인 매장 첼시에 구글 로고가 걸려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REUTERS/Andrew Kelly

구글 뉴욕 맨해튼에 있는 구글의 오프라인 매장 첼시에 구글 로고가 걸려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REUTERS/Andrew Kelly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으로 인류는 어떤 사실을 알게 됐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 아이들도 알기 쉽게 풀어주겠다고 ‘검색의 제왕’ 구글이 새로운 인공지능 시스템까지 선보이며 자신만만하게 결과를 내놨지만, 오답으로 드러났다. 이번 일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가 7% 이상 급락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구글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행사를 열고 챗봇 바드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검색 시스템을 공개했다. 텍스트 검색뿐 아니라 구글 맵(지도), 구글 렌즈(이미지 검색), 번역 등에도 인공지능(AI) 기술이 사용됐다. 구글의 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생성형 AI 챗GPT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버전의 검색엔진 ‘빙’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구글이 챗봇 바드를 내세워 재반격에 나선 셈이지만, 바드가 틀린 답변을 내놓은 바람에 체면을 구겼다.

프라바카르 라그하반 구글 수석부사장은 이날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정보를 다룰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가령 가족에게 맞는 차를 구입할 경우 바드는 “예산 등을 고려하고 이를 단순화해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실제 바드는 전기차 구입 여부를 묻는 시연 영상에서 ‘환경 기여’ ‘세금 혜택’ ‘적은 유지비’ 등 긍정적인 면과 ‘높은 가격’ ‘배터리 크기에 따는 주행 제한’ ‘오래 걸리는 충전 시간’ 등의 부정적인 면을 함께 제시했다.

앞서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6일 자신의 블로그에 바드가 ‘새롭고 고품질의 답변’을 내놓는다면서 바드에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새로운 사실에 대해 아홉살 아이에게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라고 묻고 답변받은 사례를 소개했다.

구글이 제작한 ‘바드’ 시연 영상 속에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발견한 새로운 사실에 대해 내 아홉살 아이에게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에 챗봇 ‘바드’가 잘못된 답변을 내보냈다. 바드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태양계 밖 행성의 사진을 처음 찍은 망원경이라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유럽남방천문대가 칠레에서 운영하는 파라날 천문대의 거대망원경(VLT)이 2004년 외계행성을 처음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 크게보기

구글이 제작한 ‘바드’ 시연 영상 속에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발견한 새로운 사실에 대해 내 아홉살 아이에게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에 챗봇 ‘바드’가 잘못된 답변을 내보냈다. 바드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태양계 밖 행성의 사진을 처음 찍은 망원경이라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유럽남방천문대가 칠레에서 운영하는 파라날 천문대의 거대망원경(VLT)이 2004년 외계행성을 처음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구글의 시연 영상에서 바드는 “태양계 밖 행성에 대한 최초의 사진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찍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미 이전에 인류는 약 20여개의 외계행성 이미지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직접 촬영된 최초의 외계행성은 ‘2M1207b’로, 유럽남방천문대(ESO)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운영하는 파라날천문대의 거대망원경 VLT가 2004년 찍은 것이다. 바드의 답변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알파벳의 주가가 7.68% 급락했다.

이는 전날 MS의 새로운 빙 챗봇이 챗GPT보다 더 진화한 형태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점과 대비된다. 빙은 어디에서 정보를 가져왔는지 ‘출처’까지 표기되고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할 수도 있다. 빙은 1시간 전 온라인 뉴스 등을 반영해 대답을 내놨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구글 발표에 따르면, 구글 번역에 AI 기능이 탑재되면서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5개 언어를 시작으로 ‘문맥’ 번역이 강화될 예정이다. 여러 가지 뜻을 가진 단어와 표현을 AI가 전체 글의 내용을 기반으로 번역해 한층 자연스러운 표현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모욕적이거나 경멸적일 수 있는 언어에 대해서는 사용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구글은 덧붙였다.

구글 맵은 앞서 공개한 실사 같은 3차원(D) 지도인 ‘몰입형 뷰’에 더해 해당 장소의 실시간 날씨와 교통 등의 정보를 함께 제공키로 했다. AI와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식당, 공원, 환승역, 현금인출기 등의 내부를 보여주면서 운영 시간, 현재 활동 수준 등과 같은 정보도 제공해 시간 절약을 도와준다. 구글은 바드 등 새로운 AI 서비스를 수 주 안에 일반 대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챗GPT, 바드 등 AI 챗봇을 이용한 검색이 일상이 되면 챗봇이 생성한 답변의 오류 문제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챗GPT나 바드는 오류가 있는 데이터를 학습할 경우 틀린 답변을 정답처럼 말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를 갖고 있다. 인공지능이 편견과 가짜뉴스, 성적·인종적 편견 등을 포함한 잘못된 정보를 확대 재생산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AI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나 바드 같은 인공지능 챗봇은 항상 틀릴 수 있고 문제성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깔고 있어야 한다”며 “그런 오류와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개선해 나갈지 논의하는 과정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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