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또 늘어난 가계 이자 부담

이윤주·박채영 기자

한은, ‘물가 대응’ 사상 첫 4연속 기준금리 인상…0.25%P 올려 2.5%

물가 상승률 5.2%로 대폭 높이고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0.1%P 낮춰

한 달 만에 또 늘어난 가계 이자 부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고물가 대응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한은은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4년 만에 가장 높은 5.2%로 올려잡았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종전보다 0.1%포인트 낮추면서 국내 경기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통위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금통위원 만장일치 결정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경기 방어를 위해 연 0.5%까지 금리를 낮췄던 금통위는 지난해 8월부터 통화정책 정상화에 돌입한 뒤 올해 4·5·7·8월 사상 처음으로 네 차례 연속 인상을 단행했다.

금통위는 여전히 높은 물가 오름세를 꺾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올 7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3% 뛰면서 2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반 소비자의 주관적 물가상승률 전망치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4.3%로 역대 최고였던 7월(4.7%)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기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가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현상도 국내 금리 인상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6·7월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뒤 미국의 정책(기준)금리는 2.25~2.50%까지 높아졌다. 여기에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 혹은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이 열려 있어 한국과의 금리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격차를 좁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환율 변화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위험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2%로 지난 5월 전망 4.5%에서 0.7%포인트나 올려잡았다.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모두 물가 상승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한은 판단이다. 또 민간소비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국 경기 둔화로 수출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일단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서 증시는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29.81포인트(1.22%) 오른 2477.26에, 코스닥은 전날보다 14.23포인트(1.79%) 오른 807.37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9원 떨어진 달러당 1335.2원에 거래를 마쳤다.

당분간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소식에 국고채 금리는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2.0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531%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593%로 16.0b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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