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부동산 PF 잔액, 사상 최대 수준···연체율 상승 우려

최희진 기자
지난 14일 서울의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의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액이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른 상황에 연체율까지 상승해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와 저축은행, 보험, 증권,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는 11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말 익스포저 규모를 100이라 하고 현재 익스포저를 지수로 환산하면 여신전문금융사는 432.6, 저축은행 249.8, 보험 204.8, 증권 167.0이다. 5년 전 대비 각각 4.33배, 2.50배, 2.05배, 1.67배 증가했다. 한은에선 거의 모든 2금융권의 익스포저가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한은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영향 등으로 2금융권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다.

2021년 말 3.7%였던 증권사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9월 8.2%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연체율은 1.2%에서 2.4%로, 여전사는 0.5%에서 1.1%로, 보험은 0.1%에서 0.4%로 뛰었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2018년 12월(5.5%)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다만 저축은행업계에선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PF 대출 심사를 강화해 2금융권의 다른 업권에 비해 저축은행의 부실 위험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은 PF 사업자금의 20%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할 수 있는 차주(대출받는 사람)에만 PF 대출을 실행한다.

당국은 부동산 PF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4일 부동산 PF와 관련해 “쏠림이 생기거나 일시에 리스크가 발생해 특정 기업이나 건설사의 ‘트리거 포인트’로 작용하지 않도록 리스크를 분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도 최근 2년 사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보증부 대출 위주로 부동산 PF 대출 잔액이 급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PF 대출 잔액은 14조6645억원으로, 2년 전 대비 58.5% 증가했다.

다만 시중은행은 PF 대출 문턱이 2금융권보다 높아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덜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시중은행도 만일에 대비해 직원들이 PF 사업 현장에 실사를 나가는 등 선제적으로 위험 관리를 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부동산 PF 시장에 유동성도 지원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15일 약 5000억원 규모의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PF 사업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CDO는 금융회사의 대출 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해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금융기법으로, KB국민은행과 KB증권·손해보험·캐피탈·저축은행 등 그룹 자회사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신한은행도 신규 대출 2500억원과 브릿지론 만기 연장 3000억원 등 총 55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PF에 지원했다. 신한은행은 브릿지론의 만기를 연장해 유동성 문제를 겪는 사업장의 정상화를 돕고, 일정 조건을 충족한 사업장에 대해 브릿지론을 본 PF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한다.


Today`s HOT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