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주민들, 환영 현수막 내걸고 “성금·선물도 전달할 것”

이삭 기자

‘아프간인 인재개발원 수용’ 결정에 대승적 결단

한국 정부와 함께 일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지내게 될 충북 진천군에 위치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연합뉴스

한국 정부와 함께 일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지내게 될 충북 진천군에 위치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연합뉴스

정부, 설명회 열어 주민 설득
“우한 교민 수용 때 상권 타격
이번엔 보상대책 마련해달라”
참석자 일부는 불안감 토로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와 협력한 현지인 직원과 가족 391명이 충북 진천군에 위치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수용된다. 법무부와 진천군은 아프간인들의 수용이 결정되자 25일 오전 충북혁신도시 출장소에서 인재개발원 인근 주민 대표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설득에 나섰다.

이날 설명회는 송기섭 진천군수와 조병옥 음성군수, 주민 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정부와 진천군은 국내에 들어오는 아프간인들이 한국 정부의 활동을 도운 현지인과 가족들임을 강조했다.

윤창열 국무조정실 1차장은 설명회에서 “아프간에서 한국 정부의 활동에 협력해줬던 분들이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느껴 이들을 국내에 일시 체류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진천지역 주민들은 아프간인들을 받아들이기로 입장을 정리했지만 일부에서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상권 위축과 치안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한 안전대책을 요구했다. 최은경 덕산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주민들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입소 기간 동안 구체적인 관리방안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수용되는 아프간인은 76가구 391명이다. 대부분 가족단위로 5세 이하가 100명 정도다. 이들은 26일 오전 5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하며, 인재개발원에는 14일의 자가격리 기간을 포함해 6~8주가량 머무른다.

외국에서 국내로 입국한 사람들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집단 수용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월31일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교민들이 이곳에서 생활한 뒤 퇴소했다.

당시 인근 주민들은 우한 교민 입소를 앞두고 “주민들의 동의 없이 수용시설로 결정했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한 교민이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지역 주민들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인근에 내걸었던 반대 펼침막을 철거한 뒤 이들을 보듬었다.

이 시설은 진천 덕산읍 충북혁신도시에 1만3000㎡ 규모로 조성된 공공기관이다. 이곳에는 업무동·교육시설·기숙사·매점·식당·강의실·강당 등이 갖춰져 있다. 특히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택·상가 등과 300~400m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외부 접촉 차단이 용이해 수용시설로 적합하다.

기숙사는 1~4인실 219실이 있다. 법무부는 아프간인들이 가족단위로 체류하는 점을 고려해 다인실이 있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수용시설로 택했다. 또 국가시설 대부분이 코로나19 생활치료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

진천지역 이장단협의회는 아프간인들이 도착하는 26일 오전 환영 펼침막을 내걸고, 성금과 상품 등을 전달할 계획이다. 박윤진 덕산읍 이장단협의회장은 “6·25전쟁 당시 우리 국민들도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극복했다”며 “인도적·대승적 차원에서 이들을 환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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