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동료” 아프간인 391명 데려왔다

의사·IT 등 전문 인력과 그 가족들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오늘 입국

진천 인재개발원서 일단 6주 체류

문 대통령 “도의적 책임 당연한 일”

수송기 탑승 한국 정부에 협력해 탈레반의 위협에 처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이 25일 카불 공항에 도착한 한국 공군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외교부 제공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협력 사업에 함께했다가 탈레반의 보복 위협에 처한 현지인 직원과 가족 391명이 26일 국내에 도착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이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했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긴급 브리핑에서 “정부는 그간 아프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 그리고 배우자, 미성년 자녀 등의 이송을 추진해왔다”며 “이들은 우리 군 수송기를 이용해 내일(26일) 중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이들은 수년간 한국대사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바그람 한국병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에서 근무했다”며 “아프간 주재 우리 대사관에 한국행 지원을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우리와 일한 동료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책임,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 그리고 유사한 입장에 처한 아프간인들을 다른 나라들도 대거 자국으로 이송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여 8월 이들의 국내 수용 방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아프간 현지인 직원 및 가족 365명이 한국시간 오후 6시10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밝혔다. 전날 먼저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26명까지 총 391명 전원이 탈레반 점령지를 빠져나온 것이다.

이번에 입국하는 아프간 현지인 협력자들은 상당수가 의사와 간호사, 정보기술(IT) 전문가, 통역사, 전문 훈련강사 등 전문 인력 및 가족들이다. 짧게는 1~2년, 길게는 7~8년 동안 정부와 함께 활동해 왔다. 당초 입국 대상자는 모두 427명이었으나 실제 입국자는 76가구 39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유아 100여명도 포함됐다.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분쟁 지역의 외국인을 대규모로 수용키로 하고 국내로 이송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국내에 들어오게 된다. 국내 일각에서는 이들 중 테러 관련자가 섞여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입국자들은 채용 당시부터 아프간 정부기관을 통해 여러 차례 신원 확인을 했으며, 오랜 기간 문제없이 성실하게 일한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입국한 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약 6주간 머물 예정이다. 이들은 일단 90일간 머물 수 있는 단기방문 비자(C3)를 발급받아 입국하게 되며, 향후 장기 체류가 가능한 비자(F1)로 일괄 전환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를 도운 아프가니스탄인들에게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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