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숙희, 소설 ‘제인 에어’ 언급하며 “작은 목소리 안 놓칠 것”…엄상필 “소수자·약자 배려”

김혜리 기자

대법관 취임…대법, 5개월 만에 전원합의체 심리 재개

신숙희·엄상필 신임 대법관(앞줄 왼쪽부터)이 4일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숙희·엄상필 신임 대법관(앞줄 왼쪽부터)이 4일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엄상필 대법관과 신숙희 대법관이 4일 취임했다. 전임자 퇴임 이후 공석이던 대법관 자리가 채워지면서 5개월여 만에 대법원 구성이 완료됐다. 중단됐던 전원합의체 심리가 재개되고 압수수색 영장 심문 제도 등 법조계 주요 관심사에 관한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엄 대법관과 신 대법관의 취임식을 열었다. 엄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자유와 권리를 수호하면서도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것이 법원의 임무임을 잊지 않으면서, 공동체와 다수의 이익을 함께 살피겠다”고 밝혔다.

신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샬럿 브론테의 소설 <제인 에어>를 언급하면서 “샬럿 브론테를 비롯한 많은 여성 작가들은 사회적 편견 때문에 가명으로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도 여전히 사회적 편견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법관으로서 이분들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 대법관은 이날부터 6년 임기를 시작한다.

지난해 9월 김명수 전 대법원장 퇴임 후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명됐으나 국회 임명동의에서 부결돼 낙마했고 두 달 반 가까이 대법원장 공백 상태가 이어졌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12월11일 취임했지만 안철상 대법관과 민유숙 전 대법관이 같은 달 29일 퇴임하면서 이날까지 3개월여간 대법관 공백 상태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13명이 함께 심리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는 지난해 9월21일 이후 중단됐다.

법관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기 전 검사와 피의자 등을 심문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해서도 대법관 회의에서 곧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엄·신 대법관은 압수수색 영장 심문 제도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갖고 있다. 엄 대법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법관에게 충분한 심리 수단을 부여하고자 하는 개선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신 대법관은 청문회에서 “수사기관 등에 궁금한 부분을 빨리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수정해 발부하는 것이 그냥 기각해서 다시 신청하게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 대법관 취임으로 여성 대법관 수가 최저기준을 회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법원에 올라오는 사건은 주로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가 심리한다. 원래 각 소부에 여성 대법관이 한 명씩 있었지만, 민 전 대법관 퇴임으로 대법원 2부에는 여성 대법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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