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중 무단으로 설치된 국립대 최초 ‘평화의 소녀상’…철거 놓고 충돌?

강정의 기자
충남대 민주동문회 관계자가 지난 22일 충남대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주변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 충남대 민주동문회 제공

충남대 민주동문회 관계자가 지난 22일 충남대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주변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 충남대 민주동문회 제공

국립대로는 처음으로 충남대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 위기에 놓였다. 평화의 소녀상이 학교 동의 없이 설치됐다면서 대학 측이 원상복구를 요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4일 충남대소녀상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충남대는 지난 22일 총장 명의로 추진위원장에게 ‘국유재산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원상복구 요청’ 공문을 보냈다.

충남대는 이 공문에서 “학교의 승인 없이 설치한 평화의 소녀상과 관련해 9월 22일까지 원상 복구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까지 소녀상이 철거되지 않을 경우, 국유재산법 제74조(불법시설물의 철거)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소녀상을 철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남대 관계자는 “본교는 2019년 ‘조형물 설치 관리에 대한 규정’을 제정해 조형물 설치가 필요할 경우 관련 위원회를 거쳐 설치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라며 “소녀상은 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은 국유지이므로 소녀상이 무단설치된 것에 대해 원칙에 따라 원상복구를 해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측의 강력한 철거 요청에도 불구하고 추진위는 “모든 힘을 모아 소녀상을 사수할 것”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추진위 관계자는 “지난해 교내 협의체를 만들어 소녀상 설치와 관련한 회의를 한 차례 열었지만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대학본부와 더 이상의 협의가 진행되지 않아 소녀상 설치를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충남대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 충남대 민주동문회 제공

지난 15일 충남대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 충남대 민주동문회 제공

이에 따라 향후 학교 측이 소녀상에 대한 철거 수순을 밟게 되는 경우 추진위 측과의 충돌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추진위는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후 9시쯤 중장비 등을 동원해 소녀상을 설치했다. 가로 2m, 세로 1.6m, 높이 1.45m 크기인 소녀상은 김운경·김서경 부부 작가가 제작했다. 2017년 8월 충남대 총학생회 등이 모여 결성한 추진위는 그동안 기금을 모아 작가에게 제작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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