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으로 확산되는 백신 패스 '차별' 논란…정부 "일상회복 위한 타당한 조치"

이창준 기자
대한실내체육시설총연합회 박주형 대변인이 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피해자 집단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소장을 법원에 접수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하며 펼침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실내체육시설총연합회 박주형 대변인이 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피해자 집단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소장을 법원에 접수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하며 펼침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민간 차원에서 ‘백신 패스’를 자체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움직임이 나오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안전한 일상회복을 위한 타당한 조치”라며 정부가 강제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에서 ‘방역 패스’ 대상에 포함된 실내체육시설 단체들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한 영업 손실 보상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4일 브리핑에서 “중앙 정부의 방역수칙으로서 방역패스와 같은 방안도 적용하겠지만 민간에서 각종 조치들을 예방접종자 중심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도 타당성이 있다”며 “정부가 금지하거나 차단할 수 있는 조치는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 1단계 조치를 시행하면서 실내체육시설과 목욕탕, 노래연습장 등 일부 시설에 한해 접종 완료자와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 확인자, 코로나19 완치자 등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역 패스’를 시행했다. 그러나 학교나 기업 등에서도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백신 접종자만 해당 시설을 이용하거나 활동에 참여토록 하는 등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백신 패스를 확대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손 반장은 “대학에서 대규모 축제를 열 때 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신청을 받는 등의 모습은 차별이 아니라 안전하게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의학적 판단에 따라 적용하는 타당한 조치”라며 “오히려 접종 여부를 구별하지 말고 동등하게 대우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예방접종으로 인한 감염차단효과나 중증화, 사망 방지 효과 등을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기업 등에서 입사 지원 자격을 접종 완료자로 제한하거나 입사 전형을 통과하고도 백신 접종 미완료를 이유로 탈락시키는 등 일부 차별 소지가 있는 조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관계 법령을 따져 봐야한다고 선을 그었다. 손 반장은 “백신 미접종에 따른 불이익이 차별적 요소를 가지고 있는지는 차별금지법이나 고용관계법령 등으로 판단해야지 방역당국이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실내체육시설총연합회,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 등 실내체육시설 단체들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를 상대로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손실 보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그간 실내체육시설에 내린 영업제한 및 집합금지 조치에 대해 책임있는 보상을 해야한다며, 실내체육시설에 적용 중인 방역패스 조치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박주형 대한실내체육시설연합회 대변인은 “백신 패스로 영향을 받는 미접종자 회원에 대한 환불금으로 수 천만원씩 피해를 보고 있다”며 “2주간 주어지는 계도기간 이후에도 정책에 변화가 없다면 전국 단위 시위와 헌법소원, 추가 민사소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방역 패스가 단계적 일상회복 초기에는 불가피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는 조치라며 당분간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유미 중앙방역대책본부 접종증명·음성확인 추진TF팀장은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에서 감염에 취약한 주요 시설에 방역패스를 한정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라며 “일상회복전문위원회 등 전문가 논의를 거쳐 방역패스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Today`s HOT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황폐해진 칸 유니스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