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어. 수협통장에 모아둔 돈이 있으니까 큰아이 등록금으로 써.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 해. 길게 통화 못해 끊어….”
지난달 16일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부인에게 이 같은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침몰하는 배 안으로 들어갔던 양대홍 세월호 사무장이 한달 만에 주검으로 돌아왔다. 인천시는 15일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양 사무장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당시 세월호 3층 선원 식당칸으로 들어간 양 사무장은 식당칸에 있던 아르바이트생 송모씨에게 “빨리 나가야 한다”며 다독인 뒤 싱크대를 밟고 창문을 열어줬다. 조리 담당 승무원 이모씨도 양 사무장의 도움으로 탈출했다.
구조자들은 양 사무장이 “식당칸에서는 가스가 새어나오고 이미 사람의 키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있었지만, 다른 곳으로 승객들을 구하러 갔다”고 증언한 의인이었다.
그의 시신은 16일 헬기로 전남 진도에서 인천으로 운구돼 길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될 예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양 사무장의 거주지인 서구에서 의사자 지정을 신청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자로 지정되면 유족들이 요청할 경우 심사를 거쳐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고 유가족에게는 보상금과 의료 급여, 교육 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