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댓글부대’

강남구, ‘메르스’ ‘한전 부지’…서울시와 사사건건 대립

김상범 기자

신연희 구청장, 박원순 시장 취임 직후부터 정책 이견·갈등

현대차 기여금 “시, 독단적 행정”…제2시민청엔 “모멸감”

서울시·서울시의회를 비방하는 ‘댓글부대’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난 강남구청은 박원순 서울시장(59) 취임 직후부터 사사건건 서울시와 대립해 왔다. 박원순 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67) 사이의 갈등과 대립은 정책에 대한 이견에서 시작됐으나 감정싸움 양상으로 비화한 상태다.

첫 번째 악연은 2012년 무허가 판자촌인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 개발방식 때문에 맺어졌다. 당시 서울시는 초기 개발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토지주에게 땅으로 보상하는 ‘환지방식’을 주장한 반면 강남구는 현금으로 보상하는 ‘전면 수용방식’을 내세웠다. 실태조사에 나선 감사원이 지난해 6월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지만, 신 구청장은 SH공사의 도시개발계획안을 끝내 허가해 주지 않았고 지난해 8월 구룡마을 개발계획이 전면 백지화됐다. 결국 박 시장이 지난해 12월 강남구청의 전면 수용방식을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됐다.

현대차그룹이 낸 공공기여금을 둘러싼 양측의 싸움은 갈등의 정점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한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건립한다며 1조7000억원가량의 공공기여금을 서울시에 냈다. 서울시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이 돈을 삼성동에서 송파구 잠실운동장에 이르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에 쓰겠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강남구의 발전에 한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신 구청장은 지난 4월 강남구민 25명과 함께 서울시청을 찾아가 “서울시가 강남구와 협의 없이 현대차 부지 개발 방향을 결정하는 등 독단적 행정을 펴고 있다”고 규탄했고, 지난 8월엔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결정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신 구청장은 지난 10월 “서울시는 차라리 강남특별자치구를 설치하기로 중앙에 건의해서 아예 강남구를 추방시킬 용의는 없으십니까”라는 발언까지 내놓았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제2시민청 건립’을 두고도 기싸움을 벌였다. 서울시는 지난 3월 대치동 학여울역 부근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 제2시민청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강남구는 “조례에 따르면 시민청은 서울시의 주된 청사 등에 설치한다고 돼 있다”면서 “SETEC 부지에 시민청을 지으려는 것은 조례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신 구청장은 4월 “시민청을 사전 협의 없이 건립하는 것은 품격과 자존을 생명같이 여기는 강남구와 강남구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모멸감을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남구는 지난달 감사원에 제2시민청 관련 공익감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박 시장과 신 구청장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대응과 수서동 행복주택 건립 등을 놓고도 마찰을 빚었다.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6월 박원순 시장이 긴급 브리핑을 열고 35번 환자가 강남재건축조합 모임에 참석한 것에 대해 “재건축조합 총회 참가자를 자가격리시키겠다”고 발표하자, 강남구청은 “완전히 폭탄을 맞은 격이 돼 버렸다”며 반발했다. 신 구청장은 박 시장 주재로 25개 구청장이 모이는 메르스 대책회의에도 불참했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수서동 행복주택 건립에 대해서도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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