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소에 불법 카메라 설치한 40대 유튜버 조사…인천·양산 이어 울산 등 곳곳서 확인

김정훈 기자    김태희 기자

경찰, 총 9곳 설치 혐의로 조사…공범 추정 1명 추적

대선·보선 때도 불법 촬영 정황

사전투표. 경향신문 자료사진

사전투표.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찰이 인천과 경남 양산 총선 사전투표소 예정지 9곳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40대 유튜버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울산 등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불법 카메라가 발견돼 경찰이 관련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29일 총선 사전투표소로 지정된 행정복지센터에 특정 통신사 통신 기기로 위장한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A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공범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1명도 뒤쫓고 있다.

A씨는 인천과 양산 지역 행정복지센터 9곳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유튜버로 활동하며 부정선거 의혹 등을 제기해 온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양산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견된  불법카메라. 경남경찰청 제공

경남 양산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견된 불법카메라. 경남경찰청 제공

A씨가 설치한 카메라는 양산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미화원에 의해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 양산에서는 지난 18일부터 28일까지 덕계동과 양주동, 물금읍, 평산동 등 4곳의 행정복지센터에서 불법 카메라가 1대씩 발견됐다.

덕계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견된 불법 카메라는 사전투표소 입구 등을 촬영할 수 있는 각도로 특정통신사의 장비업체 부착물을 붙여 정수기 위편에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 양산시의 긴급 점검에서는 지난 27일 양주동, 28일 물금읍, 평산동 행정복지센터에도 잇따라 불법 카메라가 발견됐다.

양산에서 불법 카메라가 처음 발견되자 행정안전부는 지난 28일 전국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사전 점검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가 시내 사전투표소 159곳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남동구 2곳과 계양구 3곳에서 불법 카메라 설치 사실을 추가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 카메라가 투표소 내부를 촬영할 수 있도록 정수기 옆에 설치돼 있는 등 양산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수법이었다.

경찰은 불법 카메라 설치 신고를 받고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는 등 수사를 벌여 전날 오후 9시10분쯤 A씨를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검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전 투표율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작하는 걸 감시하려고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인천과 양산 지역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인물이 모두 A씨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범행 당시 A씨와 자동차로 함께 이동한 인물이 공범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기존에 발견된 것 이외에 다른 지역 사전투표소에도 카메라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사전투표소에 설치된 불법 카메라는 이날 울산에서도 발견됐다.

울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북구의 한 행정복지센터 안 사전투표소 벽면에 불법 카메라로 의심되는 물품이 설치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사전점검을 하던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발견해 이날 인근 파출소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충전기 어댑터 형태를 한 해당 물품이 카베라 부속품인 것으로 추정해 수거하고 해당 투표소를 현장 수색했다.

양산에서도 이날 불법 카메라 2개가 추가 발견됐으며, 서울 강서구 화곡동과 부산 북구 등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확인돼 지자체와 경찰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과 부산 북구 등에서도 불법 카메라로 의심되는 물체가 발견돼 각 지자체와 경찰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각지 사전투표소 등에 설치된 불법 카메라가 모두 동일범의 소행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A씨는 2022년 대선과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도 투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지난 20일 지난 대선 때 촬영한 것이라며 양산의 한 사전투표소 내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부정 선거 의혹을 주장했다.

그의 유튜브 계정에는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사전투표소 내부 모습을 촬영한 영상도 올라와 있다. 또 영상을 보여주며 “사전투표 촬영을 위해 지난 총선 이후 4년간 지리산에서 피나는 훈련을 했다”며 “어떻게 하면 선관위 방해를 뚫고 촬영을 할 수 있는지 수많은 연구와 훈련 끝에 드디어 방법을 알아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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