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낙마’ 인사 참사

“정권 코드 맞추더니…” 불붙는 ‘윤희근 퇴진론’

이유진 기자

경찰 내부 “청장이 책임져야”

정순신 사태로 쌓인 불만 폭발

[‘정순신 낙마’ 인사 참사] “정권 코드 맞추더니…” 불붙는 ‘윤희근 퇴진론’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 만에 물러난 정순신 변호사 사태와 관련해 그를 후보자로 추천한 윤희근 경찰청장(사진)을 향한 책임론이 경찰 내부에서 분출하고 있다. 검사 출신이 경찰 수사조직의 수장 자리를 꿰차도록 한 데 대한 내부 불만이 끓어오르던 터에 자격 미달 인사를 천거한 경찰청장에 대한 불신임 여론으로 불똥이 튄 것이다.

윤 청장은 지난 17일 국수본부장 공모 지원자 3명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정 변호사를 최종 후보자로 단수 추천했다. 경찰청은 최종 후보자 추천에 앞서 지원자에 대한 서류심사와 신체검사를 진행했다. 정 변호사의 검사 재직 중 징계 이력과 군 면제 논란 등은 경찰청 내부 검증 과정에서 검토됐으나, 5년 전 언론에 보도됐던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는 검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정 변호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결격 사유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

검사 출신 국수본부장 임명으로 들끓던 경찰 내부는 정 변호사 낙마 이후에는 윤 청장에 대한 비판으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행정안전부에 신설한 경찰국 문제로 경찰청장 취임 전부터 조직 내부에서 나왔던 ‘윤희근 불가론’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거쳐 이번 사태를 통해 ‘퇴진론’으로 완전히 자리 잡은 양상이다.

일선 경찰들은 “윤 청장이 (정권의) 코드를 맞추려다 제 발등을 찍었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지방청 소속 한 경찰관은 “결국 용산(대통령실)에서 시키는 대로 받아먹다가 체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관내 경찰 관계자는 “우려했던 대로 식물청장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경찰국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고 제 식구는 쳐내고, 일제강점기 친일파랑 다를 바 없지 않냐. 이쯤 되면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정 변호사 사임 이후 경찰청의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경찰이 고위공직자에 대한 최종 검증 책임까지 떠안은 듯한 모습이란 것이다. 경찰청은 전날 정 변호사의 사의 표명 이후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냈으나, 약 1시간 뒤 “본인의 일이 아니고 자녀와 관련된 사생활이어서 검증 과정에서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충분히 알아보지 못하고 추천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후임자 추천 절차에 착수하겠다”며 “이런 사례가 처음이어서 관련 법령 검토와 관계부처 의견 청취 등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수본은 후임 본부장이 결정될 때까지 김병우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치안감)의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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