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납치·살인 사건? [암호명3701]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쯤 서울 강남구 주택가에서 40대 여성 납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연지호씨(30)와 황대한씨(36)는 피해자를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했습니다. 경찰은 이틀 후 경기 성남에서 일당을 체포했고 주범으로 지목된 이경우씨(36)는 같은 날 서울에서 긴급체포됐습니다.

피의자들은 2~3개월 전부터 범행도구를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연씨와 황씨는 사건 당일 오후 4시쯤부터 피해자 사무실 인근에서 피해자를 기다렸고, 퇴근하는 피해자를 미행해 주거지 인근에서 차에 태워 납치했습니다.

이들은 시신 암매장 후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대포폰 사용 등 다양한 수법을 썼습니다. 렌터카를 썼고, 택시를 갈아타는 동안 옷을 사서 갈아입었고 요금도 현금으로 냈습니다.

피의자 연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의 가상화폐를 뺏으려고 범죄를 저질렀다”라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돈 문제뿐만 아니라 원한 관계에 따른 청부살인 가능성도 살피고 있습니다. 피해자와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한 피의자 연씨와 황씨가 대가를 바라고 납치·살인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경찰은 주범 이씨가 범행 대상자로 피해자를 골라 나머지 둘에게 범행도구를 제공한 것으로 봤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5일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중인 이들 3명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또 다른 공범에 대해서도 수사 중입니다. 지난 5일까지 이 사건으로 입건된 피의자는 5명입니다. 범행 예비단계에 가담했다가 빠진 A씨(20대)와 주범 이씨의 ‘윗선’으로 지목된 40대 유모씨가 추가 체포됐습니다. 유씨 부부와 이씨, 피해자는 가상자산(암호화폐) ‘퓨리에버’ 코인으로 얽힌 관계로 알려졌습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사건을 둘러싼 복잡한 관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청부살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제주에선 친구를 시켜 함께 일하던 식당 주인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식당 주인에게 진 빚을 안 갚으려는 목적으로 청부살인을 저질렀습니다. 살인을 대신하는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