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나갈 수 없다면 내 마음속으로 들어가자

금강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외출금지로 3개월간 공부하다 방학 맞아 제주도 찾은 스님들

자연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참선

발길이 제한된 코로나 시대 자가격리도 마음공부의 시간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외국에서 입국한 사람들은 누구나 2주 동안 자가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자의적인 것과 타의적인 것에는 차이가 있다. 타의적인 것은 자칫 몸에 난 상처처럼 마음에 트라우마가 형성되기 쉽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긴급재난 비용이나 기본소득 비용보다 사회적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든다. 주변에 14일 동안의 자가격리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소식을 들으면 ‘어떻게 하면 그 시간을 마음공부하는 수행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까’를 생각해 보곤 한다.

금강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금강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스님들은 여름에는 하안거, 겨울에는 동안거라는 이름으로 외출이 금지된 상태에서 3개월 한철을 오로지 공부에만 매진하는 기간이 있다. 이 전통은 2600년 전 승단이 생겨나면서부터 시작됐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따르는 제자들이 많아지면서 장마기간에 돌아다니면 작은 벌레들이 밟혀 죽기도 하고, 탁발하기도 불편하여 한곳에 모여 공부하는 기간으로 정해진 것이다. 나라와 상관없이 스님들의 집단적 전통으로 내려온다. 자유로움을 멈추고 함께 탁마하는 시간이다.

제주도에 스님들이 8일 동안 참선을 하기 위해 찾아왔다. 바닷가 까만 바위에 앉아 먼바다를 바라보다 참선하고, 한라산의 오래된 숲을 하염없이 걷다가 편백숲에 앉아서 참선하고, 돌문화공원에서는 돌처럼 앉아 참선도 하였다. 3개월 동안 학교 기숙사에서 외출금지 상태로 공부하다가 방학을 맞은 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다.

참선의 본질은 자신이 본래 간직한 번뇌가 소멸된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 감정에 휩싸이지 않는 자유로운 마음, 어제의 생각을 떠나 오늘 생생하게 살아 있는 마음을 드러내어 만나는 것이다. 흰 구름 걷히면 청산이 그대로 드러나듯 마음 또한 그러하다. 흰 구름과 같은 번뇌는 우리가 매 순간 만드는 것들이다. 눈, 귀, 코, 혀, 피부, 분별의식에서 쏟아내는 욕심과 나와 내 것이라는 생각에서 오는 감정들, 그리고 과거의 경험들이 무의식에 저장이 되고 관념이 되어 현재 의식을 방해하는 구름이 된다. 폐쇄된 기숙사 수행공간을 떠나 자연과 더불어 몸과 마음을 적당히 긴장, 이완하며 하는 참선수행은 자신을 돌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요, 삶의 휴식과 치유의 시간이 되기에 스님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고 행복한 수행으로 이어진다.

최근 BTN불교TV에서 운영하는 ‘마음을 바꾸는 시간 Go Inside’ 유튜브 생중계 강연에 참여하였다. 5월1일부터 연말까지 매주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내면의 갈등, 자연과 사회, 그리고 마음의 문제를 유기적으로 바라보고 지혜를 모으는 대중강연이다. 지금 시기에 세상 사람들에게 어떤 이익을 줄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들이 다 모였다.

나는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수행의 길로 이끌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을 통해 내가 성장한 이야기들이다. 사람들을 내가 원하는 대로 변화시킬 수는 없다. 오직 도움을 줄 뿐이다. 한 가지 있다면 꼼꼼하게 준비하고 정성을 들여서 감동이 되면 변화의 화학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모처럼의 기회를 자신을 향상시키는 시간으로 만들면 좋겠다.

‘밖으로 나갈 수 없다면 내 마음속으로 들어가자’라는 부제는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멋진 화두가 될 것이다. 세상을 바꾸기보다 마음의 본질을 바로 보고, 우리 마음속의 욕망과 감정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참선수행을 마치고 떠나는 한 스님의 마지막 소감문이 마음에 울림을 남긴다.

“그저 아무런 생각이 개입되지 않고 흐르는 물속의 세계를 그저 바라보았던 것처럼 나의 생각과 행동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조용히 앉아 이 세계가 소리 없이 활발발하게 흐르며 만들어 가는 세상을 본다. 지금, 여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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