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피 땀 눈물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노래와 세상] 피 땀 눈물

방탄소년단(BTS·사진)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다. 좀 더 과장하면 전 세계가 들썩인다. 지난 10년간 7명의 젊은이가 이뤄낸 성과는 설명이 필요 없다.

그들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많은 이들이 인문학적 서사로 전 세계의 청춘을 위로한 노랫말을 꼽는다. 프로듀서 방시혁은 ‘10대에 대한 억압과 편견을 막아 주는 소년들’을 표방하면서 방탄소년단(防彈少年團)을 출범시켰다. “청춘들의 숨통을 죄는 모든 것으로부터 너를 지켜줄게”라고 말하는 소년들은 춤과 노래는 물론 문학과 철학에도 관심이 많다. 세상을 향한 관심의 스펙트럼도 넓고 깊다.

“내 피 땀 눈물 내 마지막 춤을/ 다 가져가, 가/ 내 피 땀 눈물 내 차가운 숨을/ 다 가져가, 가.”

대표곡 중 하나인 ‘피 땀 눈물’은 BTS의 오늘을 만든 키워드로 느껴진다. 팝스타 로버타 플랙의 ‘킬링 미 소프트리 위드 히스 송’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노래로 뮤직비디오도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재해석했다.

팬들에게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앤서: 러브, 마이셀프)라고 말한다. 또 “니 눈 속의 두려움 따위는 버려/ 널 가두는 유리천장 따위는 부숴/ 승리의 날까지/ 무릎 꿇지마 무너지지마”(낫 투데이)라고 외친다. “끝이 보이지 않아, 출구가 있긴 할까?”라는 막막함 속에서도 “여기 내 손을 잡아, 저 미래로 달아나자”(라이프 고즈 온)라고 말한다.

아미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라는 메시지에 인종과 국적을 초월하여 열광한다. 이 젊은이들은 유엔총회장의 연단에 서서 당당하게 인권과 환경, 미래를 이야기한다. 피, 땀, 눈물로 일궈낸 그들의 10년이 자랑스럽지만 앞으로 펼쳐나갈 미래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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