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진 시인
[임의진의 시골편지] 방실방실

버릇, 습관이 잘못되면 인생이 ‘삐딱선’을 타고 얼컹덜컹 흔들리게 된다. 버르장머리를 이쪽에선 ‘버르젱이’라 하는데, 보통 나이 어린 자를 꾸짖을 때 ‘저거 버르젱이가~’ 어쩌고들 한다.

하지만 그 반대일 때가 사실 많다. 버릇이란 시간의 누적인지라 늙어가며 뿌리가 깊고 표출도 잦게 마련이지. ‘내가 평소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인데’라고 화를 뿜는 자가 보통 자주 성질머리를 부리는 스타일. 아래는 나이 들어 경계해야 할 잘못된 버릇 3종 세트.

1. 탐심. 아무리 예수님 부처님이 욕심을 줄이라고 해도 오히려 많아지니 이를 어쩌누. 죽을 날이 가까우나 못된 버릇 ‘더더더’가 귀신처럼 달라붙는다. 탐심은 자신을 뽐내고 선전하고파 입으로 기념탑을 쌓는데, 겸손의 미덕조차 찾아볼 길 없다. 2. 망각. 자주 잊어버리는 버릇으로 감사와 은혜를 잊고 작은 행복의 순간을 가볍게 여기며 늘 ‘딜리트 삭제키’. 급기야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어버리게 된다. 노망이 나기 시작. 3. 노기. 피식하면 버럭 낯을 붉히고,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버릇이다. 화기로 얼굴이 붉게 변하고, 옹졸한 가슴은 화병을 키운다. 골망골망 살다가 죽으면 좋지만서도 이딴 버릇이면 인생 말년이 평지풍파의 연속이 된다.

방실방실 웃고 살자며 지었다는 예명 ‘방실이’, 가수 방실이 샘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안타까워라. 하나 그분은 예명 하나로 세상 사람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떠났다 싶다. 찌질이 꼬질이들 속에서 항상 방실방실 방실이. “차표 없이 가는 인생이여. 머물 곳이 따로 없다 해도 사랑하는 그대, 함께 가는 너와 나의 청춘열차여~.”

나누고 비우고 감사하고 웃고 또 사랑하는 버릇 하며 살아가야지. 아, 청춘열차는 달려간다. 이 속도라면 마지막 역이 다음 역이야. 당신도 내려야 할 차례. 그러나 가방도 짐들도 두고들 내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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