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의 무공천·불출마 쇄신안, 정치 혁신 전기 마련하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공천, 불출마 등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공천, 불출마 등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 종로·경기 안성·청주 상당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송영길 대표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 포기는 당장은 아픈 결정이지만, 책임정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송 대표는 “당의 반성과 변화, 쇄신이 많이 미흡했다”면서 스스로 차기 총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전날 이재명 대선 후보 측근들인 ‘7인회’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데 이은 쇄신 움직임으로 평가한다.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3곳 가운데 경기 안성·청주 상당은 민주당 의원의 의원직 박탈로 재·보선이 치러지는 곳이지만, 이낙연 전 대표가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하며 의원직을 내려놓은 서울 종로까지 무공천하기로 한 것은 파격이다. 송 대표의 불출마 선언은 최근 586그룹 용퇴론이 제기된 가운데, 당대표로서 물꼬 트는 역할을 자임한 것으로 본다. 송 대표는 또 민주당 혁신추진위에서 최근 발표한 ‘동일 지역구 연속 4선 금지’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역·기초 의원 후보의 30% 이상을 청년으로 공천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정치를 진짜 바꾸겠다. 정치인도 바꾸겠다”며 당의 결정을 환영했다.

민주당의 인적 쇄신 추진은 물론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 후보 지지율이 30%대에서 정체하며 위기에 빠지자, 이를 타개할 고육지책으로 내세운 것으로도 읽힌다. 하지만 늦었다 해도 주저앉아 있는 것보다는 낫다. 정치는 사람이 하는 일이고, 인적 쇄신 없이 정치가 바뀌기는 어렵다. 당장 586그룹의 대표 격인 우상호 의원도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인하며 민주당 내 쇄신 움직임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는 기류다.

송 대표가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 제명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얼마 전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서 이들 의원의 제명을 건의했음에도 여야는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제명이 이뤄지려면 야당 협조가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움직임을 선거용이라 깎아내리지만 말고, 쇄신 대열에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선은 정책·비전의 경쟁이기도 하지만 정치를 어떻게, 얼마나 바꿀 것인지 그 의지를 비교·검증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일련의 인적 쇄신안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야당에서도 새롭고 파격적인 방안을 제시하며 쇄신 경쟁을 벌였으면 한다. 민주당의 쇄신 움직임이 한국 정치의 혁신을 이끌고 오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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