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다시 체육·방송인 죽음 내몬 유튜버 등의 사이버 폭력

최근 프로배구 김인혁 선수와 유튜버·인터넷 방송진행자(BJ)인 잼미(본명 조장미)가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대인 이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것은 또 사이버 폭력이었다. 잊을 만하면 또다시 발생하는 사이버 폭력에 의한 무고한 죽음에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악성 댓글과 근거 없는 비방, 집요한 괴롭힘 등 사이버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디지털 시대 심화 속에 사이버 폭력(사이버 불링)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으로 입건된 건수가 2014년 8800여건에서 2020년 1만9300여건으로 급증했다. 희생자들은 주로 여성이나 소수자, 유명인 등이다. 특히 디지털 활용도가 높은 청소년들에게 사이버 폭력이 만연해 있다. 교육부의 학교폭력 실태조사 중 사이버 폭력은 2016년 9%에서 2020년 12%로 증가했다. 중학생의 18%, 고등학생의 15.4%, 초등학생의 10%가 사이버 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사이버 폭력의 빠른 진화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각종 커뮤니케이션의 발전에 따라 사이버 폭력의 형식과 내용도 다양화되는 것이다. 다음·네이버 등 포털들이 악성 댓글을 차단하자 악성 댓글 등이 줄기는커녕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개인 SNS로 보내는 다이렉트 메시지(DM) 등에서 늘어나는 풍선효과를 보이고 있다. 기술 발전도 사이버 폭력의 확산 범위와 속도를 하루가 다르게 배가시키고 있다. 최근엔 사진과 음성 녹음, 동영상 등 시청각적 자료를 동원한 사이버 폭력으로 피해자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디지털 시대와 초연결 사회가 심화할수록 사이버 폭력도 진화·확산되고 있다. 국회와 정부는 기존 법의 처벌 강화와 함께 사이버 폭력 방지를 위한 관련 법과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 포털과 달리 상대적으로 사이버 폭력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유튜브나 실시간 방송플랫폼 사업자 등에 대한 자율적·강제적 규제도 강화돼야 한다. 가해자의 상당수는 사이버 폭력을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사이버 폭력에 대한 죄책감이 낮은 게 현실이다.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시키고 올바른 사이버 문화 정착을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 정부는 물론 해당 사업자와 사회 전체가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사이버 폭력에 의한 무고한 희생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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