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발 물가 쇼크에 요동친 금융시장, 최악 상황에 대비해야

미국의 물가 충격과 세계적인 통화긴축 공포가 확산되면서 13일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코스피지수는 91.36포인트(3.52%) 급락한 2504.51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12일 기록한 연저점(2546.80)도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41.09포인트(4.72%) 떨어진 828.77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지수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 증가 전망으로 15.1원이나 오른 1284.00원으로 상승했다.

코스피지수와 환율 상황은 엄중하다. 각각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2500선, 달러당 13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는 이날 긴급 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의지를 밝히는 등 구두 개입을 단행했다. 금융시장이 요동친 이유는 미국의 고물가 충격과 증시 급락, 글로벌 금리 인상 전망 때문이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6%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인상하는 등 고강도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이 14~15일(현지시간) 회의에서 단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수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속에 유럽중앙은행(ECB)이 7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등 주요 국가들도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한 것이지만 경기둔화가 불가피하다. 실제 세계은행 등은 고물가 속 경기침체인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고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라는 삼중고 속에 4월 경상수지가 국제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2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으로 재정지출이 크게 늘어나 ‘쌍둥이 적자’ 우려까지 나온다.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도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 등으로 낙관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나 올렸지만 물가는 계속 고공행진하고 있다.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 당장 금융·환율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 금융시장 급락은 자산 시장 경착륙 등 부작용을 부르고, 환율 급등은 수출입 기업의 경영 악화와 외국 투자금 유출 등을 부추길 수 있다.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정부와 한은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가능한 모든 재정·통화정책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기업과 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가 각자에 필요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더 큰 파도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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