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시민의 선택

민주 ‘용광로 선대위’ 갈등 가까스로 봉합

정제혁·김한솔 기자

문재인 “기존 구성안 존중…당대표 중심 힘 모아달라”

‘김민석 상황본부장’ 등 틀 유지…10일 추가 인선 발표

추미애, 탄핵 이어 또 돌출에 경선 후유증 통합 빛 바래

더불어민주당이 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추미애 대표가 일방적으로 선대위를 구성했다며 문재인 후보 측이 공개 비판하면서 양측이 정면충돌 직전까지 간 것이다. 문 후보 측이 한 발 물러서면서 갈등은 봉합됐지만 경선 후유증 극복을 위한 ‘통합·용광로 선대위’ 구성은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후보는 9일 “기존에 구성된 통합형 선대위를 존중한다”며 “상임선대위원장인 당대표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또 “(안희정·이재명·최성) 세 후보의 의지와 당원들의 단합된 힘으로 선대위를 이끌어 주고 추후 추가나 보완이 필요한 사안은 협의를 통해 해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추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구성안을 큰 틀에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추 대표는 10일 선대위 상견례 겸 첫 회의를 갖는다. 문 후보도 참석한다. 회의에서 선대위 부실장급 인선에 문 후보 측 요구를 일부 반영하는 것으로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선대위 구성 문제로 주말 내내 시끄러웠다. 문 후보 측은 추 대표가 지난 7일 상의도 없이 선대위 구성안을 강행했다며 반발했다. 문 후보 캠프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인사는 물론 안희정·이재명 캠프에서 활동한 인사가 상당수 선대위에서 배제된 반면, 추 대표 측 인사가 요직을 꿰찼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은 선대위 종합상황본부장에 강기정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추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신 추 대표 측근 김민석 특보단장이 종합상황본부장에 기용됐다.

문 후보 캠프의 임종석 비서실장이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추 대표를 공개 비판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임 실장은 “선대위 발표에 따른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통합선대위가 원만한 합의를 해달라는 후보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과정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임 실장은 “캠페인의 연속성을 위해 꼭 필요한 인원들에 대한 고려도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함께 경쟁했던 캠프 인사들에 대해 따뜻하고 정중한 배려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문 후보가 선대위 구성안이 발표된 직후 추 대표에게 상의하기 위해 전화했지만 추 대표가 받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추 대표가 발끈했다. 당 관계자는 “추 대표가 임종석 실장의 공개 비판에 격분했다”고 전했다. 추 대표가 임 실장 경질을 요구했다는 얘기도 흘러 나왔다. 결국 문 후보 측이 선대위를 원안대로 구성키로 양보하면서 갈등은 봉합됐다.

추 대표의 ‘마이웨이식’ 돌출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촛불정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해 문제가 됐고, 박 전 대통령 탄핵 직전인 12월 초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비공개로 만난 사실이 드러나, 박 전 대통령 거취 문제 등을 놓고 물밑 협상을 벌인 것 아니냐는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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