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 공식화

유정인·유선희·문광호 기자

2030 남성 표 위한 이준석의 주장

별다른 설명 없이 일곱 글자로 옮겨

여성단체 “혐오정치의 팻말” 비판

윤석열,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 공식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성가족부 폐지’(사진)라고 밝혔다.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는 기존 공약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가부 폐지’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2030세대 남성 표심을 염두에 둔 이준석 대표의 세대포위론을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여성단체는 “혐오정치의 팻말”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날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자를 남겼다. 여가부 기능을 이어받는 행정부처의 신설, 여가부 기능 재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담지 않았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윤 후보가 신년회의를 하고 청년보좌역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1월1일에 여가부 완전 폐지가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여가부 기능을 어디로 이관할지 저출산 문제를 어떻게 어디에서 담당할지는 추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선대위 해산 발표 후) 윤 후보 입장의 핵심은 선거운동을 청년 세대에 맞추겠다는 것이었고 이번 메시지도 그에 맞춰 속도감 있게 간결하고 선명하게 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해 10월 대선 경선에서 여가부 존폐를 두고 “저희의 원칙은 기존 여가부에서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해) 여성과 남성에 대한 지원도 함께해야 되는 상황이다 보니까, 업무가 아마 기존보다 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7자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전날 대립 관계였던 이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했다. 이 대표는 평소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인 60대 이상과 2030세대 남성의 4050세대에 대한 세대포위론을 대선 승리 전략으로 내세워왔다. 윤 후보의 이날 메시지는 이 대표가 주장한 전략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젠더 평등·다양성을 주장해온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이 후보가) 다른 길을 걷는 메시지를 냈기 때문에 선명하게 여가부 폐지 공약을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김병민 선대본부 대변인은 “(기존 공약이) 홍보가 안 됐던 측면이 있었는데 내홍도 정리됐고 정책 중심의 후보 모습을 보여주자고 심기일전 차원에서 내용을 적은 것”이라며 이 같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20대 남성 표를 위해 나머지 20대 유권자를 버린다는 노선을 분명히 한 것으로 성평등에 관심도 의지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였다”고 말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후보는 공약과 정책을 이야기해서 이것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될 것인지 설명해야 하는데 길거리에서 ‘여가부 폐지’ 팻말 든 사람처럼 (SNS에) 올렸다”며 “(대안적) 아이디어를 내지 않고 혐오정치의 팻말을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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