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결근·일정 취소 ‘내각 인선’ 갈등 노출…윤석열, 직접 만나 수습
양측 “공동정부 흔들림 없다”…윤, 향후 ‘안철수계 인사 배려’ 미지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4일 전격 만찬 회동을 했다. 윤석열 정부 첫 내각 인선에서 ‘안철수계’가 한 사람도 포함되지 않자 안 위원장은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안 위원장이 거취까지 고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공동정부 구상도 파국으로 향할 수 있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회동에서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하나가 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측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양측에 따르면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서울 강남 한 식당에서 반주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함께했다. 두 사람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하나가 되기로 했고, 공동정부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손잡고 가자고 했다”고 장 비서실장이 전했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도 “(회동에서) 한 팀으로서 그렇게(하자) 말씀을 나눴다”며 “(안 위원장은) 내일 출근시간에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안 위원장은 대선 당시 상임선대위원장이었던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안 위원장이 인수위를 끝까지 맡고, ‘인사 패싱’에는 당원들의 이해를 구하기로 결론낸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까지만 해도 두 사람 사이 파열음이 커지면서 공동정부 구상이 어그러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안 위원장이 인수위원장 사퇴라는 초강수를 둘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논의 결렬 가능성도 거론됐다.
안 위원장은 이날 인수위에 출근하지 않았다. 오전 서울소방본부 방문 일정을 취소했고, 오후에 주재하던 코로나비상대응특위 회의에도 불참했다.
고용노동부·농림축산식품부까지 18개 부처 장관 인선이 마무리됐지만 ‘안철수계’나 안 위원장 추천 인사는 한 사람도 포함되지 않았다. 안 위원장 측 핵심 관계자는 “1차 인선 논의를 못한 것뿐 아니라 2차 인선 발표는 명단조차 받지 못했다”며 “인수위원장한테 보고가 안 되는 게 정상적인 체계는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특정 인사를 배제한 사실은 없다”며 “내각 인선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이 이날 오전 안 위원장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권 부위원장은 오후 들어 안 위원장과 가까운 김도식 인수위원과 면담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직접 만남으로 봉합 국면에 접어든 듯한 모습이다. 인수위 내부에서 공동정부 약속이 깨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안 위원장과 결별 시 6·1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안 위원장도 향후 정치적 타격 등을 감안하면 인수위원장 사퇴라는 강경책을 택하기는 쉽지 않았다.
다만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을 위해 추가적인 ‘배려’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대통령 참모진과 공공기관 등 인사가 남았지만, 윤 당선인은 “인사에 계파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